통합신당이 안풍(安風)사건과 관련,김영삼 전 대통령(YS)의 대선자금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를 결의함에 따라 성사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국정조사권은 국회 재적의원(272명) 4분의 1(68명) 이상의 요구가 있어야 가능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협조없인 실시할 수 없다.

통합신당 소속 의원은 43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사정을 감안할때 불가능한 쪽에 힘이 실린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쉽게 판단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으로선 부산·울산·경남(PK)지역에서의 YS의 영향력과는 무관하게 내년 총선에서 당 소속 의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

공소시효는 지났지만 YS 대선자금의 전모가 공개되는 과정에서 96년 총선 당시 출마자들에게 지원된 선거자금의 총액이 밝혀질 경우 수억원 이상의 선거자금을 받은 재선급 이상 한나라당 의원들은 도덕성에 상당한 상처를 입게 된다.

남경필 권오을 원희룡 오세훈 의원 등 소장파 의원 11명은 30일 성명을 발표,'당사자(YS)가 먼저 밝혀야 한다'면서도 '수십조의 국민혈세(공적자금)가 투입된 현대로부터 비자금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반성의 기미없이 1심 재판이 끝난 사안에 대해 국조를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최병렬 대표도 '이 문제는 좀더 신중하게 다뤄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합신당에 주도권을 빼앗긴 민주당으로서는 신당의 위상만 강화해줄 뿐만 아니라 자칫하다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선자금까지 얽혀들수 있어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안풍자금은 YS의 대선잔금'이라는 주장이 한나라당 내부에서 부터 먼저 제기된데다 내년 1월께로 예정된 항소심에서 강삼재 의원이 무죄판결을 받지 못하면 한나라당은 '국가예산을 빼먹은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YS의 자진공개에 매달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부산일보 권기택기자 ktk@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