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터를 마련해 주고자 지원하는 정부의 태풍피해 보상금을 어민을 위한다는 어민조합이 해수조합이 압류를 해 어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그것도 이번 태풍 매미의 보상금 뿐만이 아니고 지난해 태풍 루사피해 때도 보상금을 압류해 어민위해 군림하는 조합임이 현실로 드러났다.
 
4일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태풍 「라마순」 내습시는 이모씨의 태풍 피해보상금 2억1천만원을, 이어 8월 31일「루사」때는 허모씨 등 3명 6건의 피해보상금 2억8천500만원의 정부 지원금을 압류했었다.

이 때문에 이모씨는 지난해 시가 1억2천만원의 정부 지원금을 책정 받았으나 해수조합에서 2억1천만원 채권 압류를 통보하자 복구를 포기했다갭루사」때 겨우 정부 지원과 융자, 자부담 등으로 복구했었다.

이번 태풍 '매미'로 인한 거제시 해상가두리 양식시설과 어류의 피해는 108건 374억원에 달한다.

  시 관계자는 『일반 태풍 피해의 경우 45일에서 2개월 정도 지나야 정부 지원금이 확정 통보되나 이번에는 특별재해지역 선포에 따라 오는 10일 안으로 빠르게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식어민들은 『태풍때마다 압류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재기의 의지가 꺾이고 있다』며 『정부 지원금은 복구를 위한 지원금이지 부채를 상환하라는 뜻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금융기관에서 법원의 판결을 받아 압류를 집행하
는 경우에는 어민들 편에 서서 구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식어민들은 『타 시·군에는 어민보호를 위해 압류통보를 반
려시켜 당사자간에 해결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해수조합 관계자는 『이번 태풍의 피해는 여느때와 달리 엄청나 압류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어민들의 어려운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거제시 남부면 쌍근만에서 해상가두리 양식업을 3대째 하고 있는 이모
(42)씨는 통영에 있는 해수조합에 17억원의 영어자금 등 부채로 1만여평의 배양시설과 전답, 임야 등을 부도로 인해 모두 압류당했다』며 『이 상태에서 태풍 피해 보상금마저 압류하겠다것은 있을수 없다』고 망연자실했다.

  이씨는 『기존 압류 담보물을 경매등의 방법으로 부채탕감도 하지 않으면서 피해보상금을 압류한다는 것은 양식어업에서 영원히 격리시키는 것과 같다』며 『지난해 일부지만 2억원을 상환했는데 양식시설이 아닌 보상금을 압류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분개했다.

  해수조합측은 이에대해 『이씨의 부도금액에 대한 채권압류는 이미 법원에서 판결을 받은 상태여서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양식어민들은 『지난 2000년부터 어가 폭락으로 대출한 영어자금 등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연쇄 도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식시설 복구비를 금융기관에서 가로채려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압류를 강행할 경우 어민들끼리 똘똘뭉쳐 실력행사로 맞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신문 이회근기자 leehg@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