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대학 재단이 세영학원에서 덕부학원으로 바뀌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지난 2007년 대우조선해양이 거제대학(학교법인 대우학원)을 인수한 이후 15년만에 세 번째 재단이 바뀌게 됐다.

그동안 학생 모집과 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거제대학으로서는 지난 4월 6일 새로운 재단에 대한 교육부 승인이 완료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정상화 궤도에 올라서게 된 것이다.

지난 2일 거제시 유일한 고등교육기관인 거제대학교를 맡아 운영하게 될 덕부학원 재단 김형수 이사장과의 간담회에서 포부를 들을 수 있었다.

▲ 거제대학교 운영재단 '덕부학원' 김형수 이사장

김형수 이사장은 명예이사장인 김종각 회장의 장남으로 前울산광역시 경제부시장을 지냈다. 김형수 이사장은 행정고시(37회 재경직) 출신으로서 기획재정부에서 오랜 공직생활을 해서 공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뿐 아니라, 창의와 합리성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지난 1년간 진행된 학교법인 양수도 과정에서도 학교 구성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고 거제시와 시의회, 지역 시민단체 등을 직접 만나 학교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한 만큼 지역사회의 호응과 기대감은 어느 때 보다 높은 것으로 보인다.

김형수(56) 이사장은 "학생들이 거제대학교를 다닐 때는 즐겁게 나오면 취직이 잘 되는 경쟁력을 키우겠다"며 "재단과 학교가 잘 호흡을 맞춰 거제대학이 서부경남의 중추대학으로 설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Q. 행정고시 출신으로 공직을 오래 하셨는데, 기업가로 변모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정치 유혹도 많을 것 같은데..
25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중앙부처, 지방정부 모드 근무해 보고 경제정책, 예산, 세제 등 비교적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서 관운이 좋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 울산시부시장때 제안했던 '울산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현실화되어 보람도 느꼈습니다.

3년전 기획재정부를 명퇴하면서 아쉬움도 있었지만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일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분야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디벨로퍼 회사를 창업했습니다만 사업을 시작해 보니 이병철 회장님의 '사업보국'이라는 철학이 와 닿습니다.

저희 회사 모토가 'Prosperity into your Life'입니다. 저희 고객의 삶에 번영을 가져 주겠다는 것으로 소비자 후생을 극대화하겠다는 얘깁니다. 어떤 프로젝트이건 제대로 기획하고, 멋있게 실행해서 국부를 창출하고, 소비자와 국민의 복리 증진을 위해 기여하는 것이 꿈입니다. 정치는 처음부터 저와 맞지 않는 영역이라 생각했습니다.

Q. 거제대 인수 계기가 궁금합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가 어려운 데 학교 운영에 뛰어든 이유가 있을까요?
거제대 인수는 전적으로 김종각 회장님 결심이십니다. 인수과정에서 몇 차례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만, 빈 손으로 와서 부산대표 기업인 동일을 운영하며 부를 이룬 만큼 세상에 돌려 주겠다는 아버님 뜻을 거스를 수는 없었습니다.

사람을 키우는 일이 제일 보람있다는 말씀도 하셨구요. 학교, 특히 지방대 운영이 어렵기는 합니다만, 유리하고 불리함을 따지기 보다는 아버님 뜻을 받드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이제 재단이 출범한 만큼 '백척간두 진일보'라는 용기를 가지고 재단 이사진과 총장님, 교직원들이 모두 합심해서 노력해 나갈 각오입니다.

거제대학은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이 잘 운영해 왔기에 사학비리와 관계가 없는 깨끗한 재단입니다. '덕의 언덕'이라는 회장님 호를 따서 설립된 덕부재단으로 바뀌어도 사학의 모범으로서 이러한 정신은 계속 유지될 겁니다.

▲ 거제대학교

Q. 아무래도 모기업이 건설회사이다 보니 거제대학 인수과정에서 부터 학교보다 그 부지에 관심이 있어 개발이익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스런 눈초리가 있었는데...
그 부분은 거제시의회에서도 여러번 말씀드린적이 있습니다. 그런 눈초리도 있고 반면 이전을 해서 거제대학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이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인수하는 과정에서 그런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우리가 부지에 관심이 있고 개발이익을 생각했다면 차라리 그 돈으로 다른 곳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학교를 개발하려면 여러가지 절차와 지역사회의 여건 합의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한데 굳이 그런 절차를 거쳐 개발할 이유는 없죠.

차라리 다른 부지를 사서 빨리 개발하는 것이 더 이익입니다. 현재 거제대학에 복지관을 신축하고 여러가지 현대화를 위한 리모델링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전하려면 그런 투자는 하지 않겠죠.

지금으로서는 이전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말씀드립니다.

Q. 각오가 대단하신 데, 거제대학은 덕부재단이 인수함에 따라 어떤 방향으로 변화가 이뤄집니까?
전에 남궁민씨가 출연한 '스토브리그'란 야구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야구로 따지면 재단은 구단주로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봅니다. 구단은 좋은 감독, 코치, 선수진을 찾고 이들이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겁니다. 구단이 감독, 코치 일을 하려 해서는 안되죠.

일단은 좋은 총장님을 모셨습니다. 허정석 총장님은 누가 봐도 베테랑이신 분입니다. 울산과학대학교 총장을 8년에 걸쳐 두 번 역임하시면서, 2019년에는 글로벌 인재양성 부문에서 대한민국 CEO대상을 타신 분입니다. 한국 야구의 김인식 감독님과도 같죠.

두 번째는 고객인 '학생'을 만족시키고, 교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학교내 거제 앞바다가 보이는 제일 전망이 좋은 곳에 학생과 교직원 복지시설을 새로 건립할 예정입니다. 학교 상징도 젊고 미래지향적으로 새롭게 만들구요.

세 번째로 학교발전 계획이나 학과개편, 학사과정도 시대 흐름과 학생들의 선호에 맞게 개편해 나갈 겁니다. 이것은 총장님과 교직원, 학교의 몫이겠죠. 스타가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재단은 학교 운영에 있어 충분한 자율성을 줄 겁니다.

마지막으로 재단 기금을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해 튼튼한 재정기반을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2인 3각 게임과 같이 재단과 학교가 잘 호흡을 맞춰 나간다면 거제대학이 서부경남의 중추대학으로 설 수 있다고 믿습니다.

Q. 부산을 성장배경으로 하는 동일이 거제와 새로운 인연이 만들어 졌는데 지역과의 상생모델은 어떻게 만들어 나가실 생각입니까?
거제하고 큰 인연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거제대학 인수건으로 자주 왔다갔다 하면서 느낀 건 바다가 정말 멋지고 아름답다고 생각했죠. 항상 인연이라는 걸 시작하려면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합니다. 거제대학과의 만남이 거제와의 좋은 인연이 되지 않을 까 싶습니다.

거제대 인수과정에서 오해로 인해 일부 우려는 있었습니다만 결국은 거제지역의 많은 분들이 도와 주셨습니다. 지역 국회의원, 거제 시장님, 시의회 의장님과 의원님들 모두 인수 취지에 공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특히, 거제시, 거제시의회, 대우조선해양과는 거제대 발전을 위한 협약(MOU)도 체결한 바 있습니다. 거제시와 시의회 지원을 바탕으로 산학연 연대를 형성하는 제도적 기초를 만든 것입니다.

재단으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고, 이제는 거제대가 인구 25만 거제시의 자랑으로 계속 남을 수 있도록 잘 운영해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아무리 외부환경이 어려워도 재단은 거제대의 생존전략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제 거제지역의 유일한 고등교육기관으로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지역 중추기업과 시민들에게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거제시의 경제, 문화 발전모델을 만드는 데도 기여하도록 하겠습니다.

Q. 우리나라 교육은 어떻게 가야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까? 그리고 거제국제외국인학교에 대해서도 한 말씀.

▲ 김형수 이사장

우리가 사회영역을 정치, 경제, 사회 등으로 나누듯 교육이란 큰 대분류입니다. 경제만 해도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듯이 교육도 수요, 공급이 매우 복잡하고 폭이 넓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단일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되고, 할 수도 없다고 봅니다. 빵과 아이스크림 만드는 회사도 소비자의 입맛과 계절 등을 감안해 수백, 수천개의 제품을 만들지 않습니까? 교육도 사회적인 수요가 다양하게 표출되는 만큼 그 수요에 맞는 맞춤형 공급이 되어야 합니다. 단편적인 이념에 치우치기 보다는 디테일에 강한 교육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희재단 산하에 거제국제외국인학교가 있습니다만 이 학교도 대대적으로 혁신하고자 합니다. 글로벌 이미지에 맞게끔 애서튼 국제외국인학교로 명칭도 바꿉니다. 애서튼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지역으로 구글, 애플 등 산업 혁신의 상징과 같은 곳입니다.

그동안 조선건설 경기에 따라 학생수가 들쑥날쑥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학생수요층을 다양화하고, 교육과정을 혁신함으로써 변화 모멘텀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 나갈 것입니다.

Q. 끝으로 한말씀
사실은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취업 하는데 학창시절 자체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평생에 한번 겪는 대학생활인데 재밌게 보람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거제대학은 학생들이 대학생활에서 즐길 수 있는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제공해 즐겁게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도 중점을 둘 것입니다.

취업을 하는 장소만 제공하는 것이 대학의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두가지 다 신경써서 학생들에게 만족과 함께 거제대학이라는 자긍심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학교 발전계획은 총장님이 하실 역할이지만 함께 의논해서 시대의 여건에 맞는 그리고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해 학생들이 긍지를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하고, 교직원들도 좋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성 명 : 김 형 수 (1966년 부산생) 현재 직위 ㅇ 골드워터 코리아 대표이사 (부동산 개발 및 컨설팅) ㅇ 골드워터 글로벌(싱가폴), 골드워터 베트남 회장 주요 학력 및 경력 ㅇ 서울대 사회대 인류학과(85학번) 및 경제학과(87학번) 졸업 ㅇ 1993년 제37회 행정고시 재경직 합격, 기획재정부 등 근무 - 경제정책, 예산, 세제, 재정관리, 국고, 대외통상정책 수행 ·국고국 국유재산심의관, 기조실 정책기획관, 재정관리총괄과장, 지역경제정책과장, 산업관세과장, 문화예산과장 역임 - OECD 정책센터(조세본부장), 국무조정실, 외교부 파견 근무 ·개도국 조세정보제공 및 교육,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 및 탄소배출권 제도 개선, WTO 관세협상 등 담당 - 2018년 울산광역시 경제부시장(1급 지방관리관) 근무 ㅇ 2019년 고위공무원으로 명예 퇴직 주요 수상 ㅇ 2009 근정포장, 2000 재정경제부장관상 ㅇ 2018 명예울산시민, 2013 명예제주도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