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조선해양

베트남 경쟁당국 승인으로 8개국 중 EU·공정위 등 4개국 남아
4월중 기업결합 심사 종료 전망…공정위 승인 가장 늦을 수도
공정위를 비롯해 8개국 경쟁당국에 대우조선과의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한 한화가 베트남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으며 5부 능선을 넘었다.

EU를 비롯해 중국, 싱가포르의 승인이 남은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도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경쟁당국은 최근 한화와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베트남 경쟁당국의 승인으로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 심사의 5부 능선을 넘게 됐다.

한화는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EU, 영국, 싱가포르, 베트남, 튀르키예, 중국, 일본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으며 현재까지 튀르키예, 영국, 일본, 베트남 경쟁당국이 이를 승인했다.

중국과 싱가포르가 이달 중, EU는 오는 4월 18일경 심사결과를 통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르면 다음달 중 기업결합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언제까지 심사결과를 통보한다는 일정도 확인되지 않아 각국 경쟁당국 중 가장 늦게 결론을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로 군함용 무기·설비에서 함선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문제를 검토 중이다.

싱가포르 경쟁당국은 한화 계열사에서 생산하는 컴프레서 등 선박 기자재들이 대우조선에서 건조하는 선박에 탑재되는 수직계열화 발생 가능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업계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를 지적한다면 현대중공업 건조 선박에 힘센엔진이 들어가는 것도 문제 삼아야 한다"며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는 만큼 지적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언급도 나오겠지만 무난하게 기업결합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 2019년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에 나설 때에도 결론을 내지 못하며 국내 경쟁당국이 국내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021년 9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해 EU 경쟁당국이 규제를 하려고 하면 미국 경쟁당국이 보호에 나서는데 우리는 너무 기다리고 앉아서 다른 경쟁당국이 하는 것 보고 하자는 분위기 같아 섭섭하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기업결합 승인 절차가 마무리되면 한화는 2조원 규모의 대우조선 신주를 인수해 49.3%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신주 인수로 산업은행과의 본계약을 이행한 이후에도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하기 위한 물리적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이를 마무리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대우조선 신주를 인수하면 합병을 위한 중요한 절차들은 마무리된다"며 "임시주총 등의 절차가 남아있긴 하나 4월 중 기업결합 심사를 마칠 경우 상반기 내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BN 산업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