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강테마박물관·유경미술관(관장 경명자·유천업)은 3월 24일부터 4월 3일까지 해금강테마박물관 내 유경미술관 5관에서 유경미술관의 제216회 초대전인 이지선 작가 초대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전통 민화 도상인 '십장생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지선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전통 회화의 정신성과 현대 회화의 감수성이 교차하는 새로운 민화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지선 작가는 문화재 관련 작업을 통해 전통 재료와 기법을 깊이 체득한 민화 작가로,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시대 민화의 상징성과 화면 구성 방식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감정과 사유를 담은 새로운 회화적 언어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북악산 자락에서 사슴과 마주한 경험을 계기로, 전통 십장생도의 사슴이 이상향을 상징하는 존재에서 현실과의 괴리를 보여주는 존재로 전환되는 작업을 펼친다. 작가는 무릉도원을 찾아 떠도는 사슴의 형상을 통해, 더 이상 이상향이 존재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 길을 찾고자 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작품은 순지에 분채와 금분을 활용해 전통의 물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절제된 구성과 여백을 통해 현대적 미감을 표현한다. 특히 문화재 복원에서 익힌 금분 문양 기법은 화면에 상징성과 깊이를 더하며, 사슴과 자연을 둘러싼 조형 요소들과 조화를 이루어 독특한 정서를 전달한다.

또한 이지선 작가는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회화 방식으로 관람객의 자율적 해석을 유도한다. 전통 민화의 묘사적 특징에서 벗어나 열린 상징과 감정의 여백을 남기는 방식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민화의 미학적 확장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초대전은 이지선 작가의 민화가 단순한 전통 회화의 복원이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의 감성과 기억을 담아내는 회화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통해, 관람객은 익숙한 도상 속에서 새로운 질문을 발견하고, 예술을 통해 내면의 풍경을 마주하는 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서울 금보성아트센터 금보성 관장이 거제도 해금강테마박물관과의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전시 문의는 정예빈 학예사(055-632-0670) 또는 해금강테마박물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