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박환기 후보는 고발로 입틀막 하지 말고, 증거로 진실을 말하라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가 최근 불거진 배우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질적인 의혹에 대한 해명 없이, 마치 본인이 피해자인 양 고발한 내용을 언론에 배포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태도는 유권자에 대한 기만이며 공직 후보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는 행동이다.

의혹에 대한 가장 정직한 대응은 간단하다.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공개하고, 구체적이고 일관된 해명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박 후보 측은 해명보다 고발을 먼저 택했다. 이는 의혹을 덮기 위한 ‘보여주기식 대응’이자, 정치적 입막음 시도로 비칠 수밖에 없다.

박환기 후보는 고발장 제출보다 먼저 다음과 같은 의혹에 대해 유권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

문제의 토지 2필지는 증여받은 땅을 대토로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증여 경위, 장평동 토지 구입 배경, 구입 대금의 출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박 후보는 “공직자 재산등록을 통해 검증받았다”라고 해명하지만, 해당 토지를 매입하고 매각하던 시점에는 고위공직자가 아니었고, 재산등록 대상도 아니었다. 검증받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크며, 이에 대한 소명이 필요하다.

2014년 박 후보의 배우자가 해당 토지를 매각한 시점에, 주변 시세보다 2배에서 많게는 3~4배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택지개발로 오히려 손해를 봤다”는 해명은 이해하기 어렵다. 당시 매입가와 손해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설명해야 한다.

박 후보는 문제가 된 2필지 외에도, 장평2택지개발지구 내에 포함된 800여 평의 또 다른 토지를 소유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토지의 매입 경위와 수용 과정, 보상금 내역에 대한 설명도 빠짐없이 이뤄져야 한다.

이처럼 해명이 우선돼야 할 의혹들에 대해 단 한 가지도 명확히 해명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고발이라는 강수를 먼저 둔 것은 유권자의 알 권리를 정면으로 무시한 처사다. 선거는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공직자는 국민의 신뢰 위에서 일해야 하며, 기본적인 의혹조차 해명하지 못하는 인물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되묻기 바란다.

박환기 후보는 지금이라도 고발로 논란을 덮으려 하지 말고, 정치인의 양심과 공직 후보자의 책임감으로 증거자료와 함께 진실을 밝혀야 한다. 유권자들은 더 이상 책임 회피와 변명을 원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법적 대응이 아니라, 투명하고 진정성 있는 해명이다. 보여주기식 고발로는 진실을 가릴 수 없다.

박환기 후보는 진실을 말하라. 고발이 아닌 증거로 진실을 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