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춘

짧았으나 긴 거제시장의 공백이 끝나고 4월 2일 재선거를 통해 거제시민은 새로운 시장을 선출했다. 먼저 재선거 기간 거제 곳곳을 다니며 몸과 마음으로 수고하신 낙선자와 당선자에게 고생하였음에 위로와 축하의 말을 전한다.

모든 스포츠 운동도 그러하고 선거도 마찬가지로 공정한 법칙의 틀 안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여야 하지만 실수도 따르고 반칙도 생기는 것이 현실이다. 선거 기간 동안 후반으로 가면서 상대를 공격하고 비방하는 거친 말싸움의 과정은 구태를 답습하는 선거철의 한 장면이기도 하다. 그런 말싸움의 깊이에 따라 또 누군가는 법적인 처벌을 받고 지역 안에서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간다.

시장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시의원 도의원이 되겠다고 선거를 치러는 많은 후보자들 중에 시민의 선택을 받아 당선되는 인원은 제한적이다. 당선인이 속한 지역구 나아가 거제시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위해 시민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유권자인 시민에게 표를 주십사 호소하며 허리를 숙이고 자세를 낮추고 결국 누군가는 당선이 된다.

그렇게 선출된 당선인이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하여 시민의 삶과 지역과 나라에 보탬이 되는 선출직 정치인으로 잘 활동을 한다면 그 자체가 다음 선거를 위한 가장 좋은 선거운동이기도 하다.

선거의 과정에 후보자들은 자신이 당선되면 어떻게 추진하겠다고 많은 공약을 발표한다. 그 많은 공약의 실행 가능성에 따라 시민들의 판단은 달라질 것이고 지역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문제는 당선된 이후에 있다. 당선된 현직의 위치에서 공약 추진에 대해 법적인 부분과 예산의 문제 등을 검토하다 보면 막상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경쟁하는 선거의 과정에서 자신의 공약은 아니었어도 거제를 위해 시민을 위해 충분히 좋은 내용이라면 선출된 현직의 위치에서 얼마든지 그런 내용들을 잘 녹아들여 펼쳐나갈 수 있어야 한다. 지역 발전을 위한 좋은 기획안은 수시로 제안받고 논의하고 심의할 수 있는 과정이 많아야 한다. 물론 현재의 거제시정에도 정책제안 공모전, 전문가 자문단 등의 다양한 시스템이 존재하고 있겠으나 그런 과정에 얼마만큼의 지역 전문가와 함께 협업하는가에 따라 결과에는 많은 편차가 생기게 된다.

지리적으로 거제도(島)라는 공간적인 제한을 받지만 우리 거제시 안에도 오랜 세월 지역에 열정을 지닌 분야별 전문가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거제시의 수장인 거제시장은 그런 지역의 전문가들을 거제시 발전을 위한 인재로 시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진심으로 이끌어 내어야 한다.

선거에서 내편 네 편의 경계가 아니라 함께 머물고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거제島의 시민으로 여야를 불문하고 지역에 진심을 다하는 분야별 전문가들을 다 아울러는 융합의 시정을 펼쳐 나가야 한다.

대외적으로 남부내륙철도, 통영거제고속도로, 가덕도신공항 등 변화의 물결이 쓰나미처럼 밀려올 것이다. 지금은 기재부에서 쥐고 있는 한아세안 국가정원 사업이 실제 추진하게 된다면 정말 거제의 지역성을 녹여 최대의 장점을 살린 관광 자산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저 외부 용역에만 의존하는, 늘 용역에는 장밋빛이었으나 실패한 수많은 사업들을 거제시 안에서도 곳곳에서 보게 된다. 100억 원 가까이 투입해 지난해 7월에 개방한 씨릉섬만 하여도 시민들은 실망하고 안타까워한다. 그 또한 분야별 용역에 의해 추진하였고 거제시 집행부와 시의회의 합작품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다시 또 문제점 개선을 위해 예산을 투입하여야 하고 그런 시행착오의 과정에 거제시의 위상은 실추되고 발전은 더딘 현실이다.

이번 재선거를 통해 당선된 시장의 임기는 기껏 1년 남짓이다. 내년 6월이면 지방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그때쯤이면 다시 선거의 쳇바퀴에 뛰어들어야 한다. 현직에서 얼마나 열린 자세로 시민을 대하고 소임을 다하는지는 경험하는 시민들은 자연스레 알게 된다.

이제 유권자인 시민들도 선거에 임하는 생각과 자세도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선거를 통해 지역정치인들을 선출하였고 그 결과는 어떠하였는지 정치인들 면면을 짚어보고 판단을 하여야 한다. 오롯이 거제를 위한 시민을 위한 미래세대의 앞날을 위하는 제대로 된 인물을 지역정치인으로 만들어 활용을 하여야 한다.

이번 거제시장 재선거를 통해 당선된 거제시장은 당선을 바란 그 간절함을 온몸으로 기억하며 내편 네 편의 편가르는 시정이 아닌 거제도라는 하나의 배 안에서 모든 인재와 모든 아이디어를 녹여 거제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 융합의 시정을 펼쳐 주시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