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철

대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10대 2의 다수 의견으로 파기환송했다.

2심의 무죄 판결을 뒤집고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 이번 결정은 단순한 개인의 법적 책임을 넘어, 정치와 사법, 그리고 유권자의 권리에 대한 중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핵심 쟁점은 ‘허위사실 공표’였다. 대법원은 공직 후보자의 발언은, 개인 의견이 아닌 공적 책임이 수반되는 행위이며, 사실과 다른 발언은 유권자의 선택을 왜곡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언행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자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다.

이번 판결은 사법부가 정치적 압박이나 해석의 유혹을 넘어, 법의 원칙을 지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간 정치권은 불리한 판결엔 ‘정치보복’을, 유리한 판결엔 ‘사법의 승리’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법은 누구에게나 동일해야 하며, 사법은 특정 정치세력의 편이 아닌 정의의 마지막 보루여야 한다.

정치는 이번 판결을 진영 논리로 소비하지 말고, 공직자의 언행에 대한 책임을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 

국민은 이제 말이 아닌 행동으로서의 정치를 요구하고 있다. 정책은 실종되고, 정쟁만 남은 정치의 현실 속에서 이번 결정은 하나의 경고이자 기회다.

유권자 역시 진실에 기반한 판단을 내릴 권리가 있다. 공정한 선거는 곧 국민의 권리에서 출발한다.

사법이 그 권리를 지키려 했다면, 이제 정치는 신뢰와 실천으로 응답해야 한다.

사법이 거짓을 심판했다. 이제 정치가 진실로 국민 앞에 설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