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목면 구영리 산지에서 재선충 방제를 위한 대규모 벌목이 진행된 가운데, 주민들이 산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주민들과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련) 등에 따르면 산림청은 소나무 재선충 방제를 위해 단목 처리를 할 경우, 방제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에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규모 개벌(모두베기)을 최근 진행했다. 나무들이 베어진 곳은 거제시 장목면 구영리 산58-1 외 5번지 일대 29.4ha에 이른다.

바이오매스 업체에 벌목사업권을 1,200여만 원에 매각했고, 업체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말까지 사업대상지내 개벌(모두베기) 및 조림 후 묘목을 보호하기 위해 하층식생 나무들까지 모조리 베어버렸다. 현재 1억 5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산림조합에서 편백 25.2ha, 황칠나무 2.2ha, 루브라참나무 2.0ha 및 황칠나무로 조림을 마친 상태다.

인근 황포마을 주민에 따르면 집이 황포라서 장목 방면으로 차량을 이용해 벌목현장을 지나갈때 마다,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산사태로 인한 토사유출과 낙석 등의 도로 파손이 크게 우려된다는 것이다.

주민 이 모 씨는 "거제시청 산림과와 도로과를 방문해 대책을 요청했으나 국유림이라 거제시 관할이 아니라며 뚜렸한 답변이 없었다"면서 "함양국유림관리사무소에 연락하니 알았다고 한 이후 연락이 없기에 환경련에 민원을 제기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환경련 관계자와 함양국유림관리사무소 측이 함께 지난 1일 현장을 찾았고, 벌목 대상지 곳곳이 빗물에 흙이 쓸려 골이 깊게 패여 있는데다 능선 및 비탈지 등에도 크고 작은 바위들이 노출돼 있다고 한다.

또한 지방도 인근 비탈지에도 바위가 불안하게 자리잡고 있어 집중호우시 산사태가 일어날 확률이 매우 높아 안전조치가 필요한 걸로 지적되고 있다.

조림 방식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련 관계자는 "소나무 재선충을 핑계삼아 약 30ha에 이르는 큰 규모에서 수종갱신까지 병행하는 조림 방식은 문제가 있다"면서 "재선충 방제효과를 높힌다며 재선충에 감염되지도 않은 아름드리 활엽수와 작은 나무들까지 모조리 베어버리는 개벌작업은 표토층 손실로 인한 산사태 우려, 탄소 저장능력 상실, 생물 다양성 감소 등 기후위기 시대에 적절하지 않은 방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