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배갑

화재는 예고 없이 발생하며, 언제 어디서든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주택 화재는 단 몇 분 만에 급속히 확산돼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사전 예방과 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출발점은 바로 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다.

최근 10년간 소방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체 화재 중 주택에서 발생한 비율은 연평균 약 18%에 불과하지만, 화재로 인한 사망자의 약 46%, 즉 절반 가까이가 주택에서 발생했다.

화재 발생 비율에 비해 사망자 비율이 현저히 높은 현실은 주택 내 화재 예방과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며, 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가 반드시 필요함을 시사한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로 구성된다. 감지기는 연기를 감지해 경보음을 울리고, 소화기는 불이 번지기 전 초기 화재를 직접 진화해 피해 확산을 막는 핵심 장비다.

특히 화재 발생 직후 5분 이내의 ‘골든타임’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결정적 순간이다.

이 시간 내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느냐가 피해 규모를 좌우하기 때문에, 감지기와 소화기의 역할은 단순한 장비 이상으로 생명과 직결된다.

이러한 중요성에 따라 2017년 2월 5일부터는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기존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아파트 제외)에도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되었다. 설치 기준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각 방과 거실마다 1개 이상, 소화기를 세대별 또는 층별로 1개 이상 비치하는 것이다.

화재는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위험이며 소방의 노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경각심과 준비된 태도다. 작은 감지기 하나, 소화기 하나가 위기 순간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지금, 우리 집의 소방시설을 점검해보자. 안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