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본사 둔 (주)시온건설개발 부도
울산, 청주, 춘천 등 전국 1,600여 세대 2,000억원 피해 잠정집계
보증금 사고, 불법대출 등 사례 다양
시온건설 자회사 서영개발 시행 거제 민간임대주택아파트 사업 괜찮나?
거제에 본사를 둔 (주)시온건설개발(이하 시온건설)의 부도 사태로 전국 곳곳에 서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거제에서 진행중인 민간 임대주택아파트 사업에도 불똥이 튈까 우려된다.

시온건설과 시온토건의 부도로 인한 피해는 울산, 청주, 춘천 등 전국 1600여 세대, 2,000억원으로 잠정집계되며 고스란이 서민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관련현장들은 보증보험도 가입하지 않고 임차인을 모집하며 보증보험 사고를 낸 것은 물론, 공문서를 위조해 세대수를 늘이고, 유령 계약서를 이용해 은행에 집단대출에 추가대출 까지 해서 피해를 눈덩이처럼 키웠다.

또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지정된 계좌로 예치되어야 할 임차인들의 보증금이 알고보니 시행자가 가로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만들었다. 공사가 진행되면서 공사비를 받지 못한 업체들도 줄줄이 생겨나 유치권행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임차인들은 집단소송은 물론, 관련자들에 대해 형사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는 주택 관련 보증업무 및 정책사업의 수행과 주택도시기금의 효율적 운용·관리를 통해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택도시기금법에 근거해 설립된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이다.

이로인해 정부에서도 불법대출은 승인해 준 은행에 대해 긴급조사를 나서는 한편, 검찰에서도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중이다.

이런 와중에 시온건설의 자회사인 서영개발이 시행자로 진행되고 거제의 민간공공임대주택사업에 불똥이 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거제시 연초면 송정리 일원 ‘거제 두산위브더 포레스트’ 아파트는 지하3층, 지상 27~29층의 공동주택 9개동, 824세대 규모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부도가 난 시영건설의 자회사인 서영개발이 시행하고 있는 거제시 연초면 송정리 일원 '거제 두산위브더 포레스트'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서영개발이 사업시행자로 두산건설이 시공했으며 우리은행이 자금대출을 진행했다.

임차인(입주자)들은 1.2억에서 1.5억원의 보증금과 8년간 12~15만원의 월임대료를 납부하는 장기임대주택으로, HUG가 아파트개발비용과 임차인들의 임대보증금에 대해 보증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서영개발은 8년 임대 후 분양전환하여 대출금액을 상환하는 사업구조로 오는 9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미 서영개발은 울산에서 보증사고가 터져 공문서 위조, 유령계약서 등 불법대출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사고가 난 지역에서는 시공, 시행 모두 시온건설 자회사로 이뤄져 모두 공사가 중단되거나 경매로 넘어갔지만 다행히 거제의 사업장은 HUG가 책임시공 보증을 하기 때문에 직접 두산과 계약, 공사가 진행중이라 아파트 준공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벌써부터 갖가지 문제들이 발생하며 우려를 낳고 있다.

임차인들은 계약상 중도금 이자 등은 시행사에서 선납한다고 계약했는데 시행사가 지급 능력이 되지 않아 입주자들이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후 입주자들은 이자는 돌려 받았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모든 임차인들이 HUG가 보증, 안내하는 지정계좌로 입금되었는지 확인이 불투명하다. 임대주택 분양은 거제시에 신고가 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 분양률은 확인할 방법이 없다.

서영개발이 밝히는 80%의 분양률이라면 약 700세대가 계약한 셈이지만 현재 네이버카페에 조성된 임차인들의 모임에는 300여 명 밖에 가입이 되어있지 않다. 나머지 계약자들의 보증금 HUG 지정계좌 예치 여부도 관건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당초 토지매매도 문제가 되고 있다.

토지 매도자들은 “HUG보증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을 진행하려면 사업자가 일정비율로 자금을 확보한 것을 HUG에 입증해야 하는데, 서영개발은 토지를 매입하면서 매도인들에게 잔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잔금을 지급한 것처럼 HUG를 속여 보증을 받아 우리은행으로부터 P/F대출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토지 매도자들이 토지매매계약대금 청구, 토지반환 소송, 권원확보를 위한 법률행위(가처분, 가압류 등)을 행할 경우 준공 및 입주가 지연되는 등 피해가 예상된다.

이미 일부 토지주들은 소송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우려에 거제시도 현황파악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시행사인 서영개발을 통해 듣기로는 80% 정도 분양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임대주택 분양은 신고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분양 데이터는 알 수가 없다"설명했다.

이어 "임차인, HUG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를 체크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임차인들 중에 보증금을 HUG 지정계좌로 예치하지 않은 경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계속해서 생겨날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 챙겨보고 있다"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에서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회사에서 진행한 연초면 한 임대주택아파트에서도 타 지역에서 일어난 보증금 사고와 유사한 사례가 확인됐다. HUG에서 지정된 계좌로 보증금이 예치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예치된 것. 거제시는 임차인들의 보증금 보호를 위해 HUG와 협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