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옥

거제시의 정치 지형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선거철이 되면 일시적으로 고조되던 관심 수준을 넘어, 시민들의 정치 의식이 구조적으로 높아지면서 지역 정치문화 전반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느낀 점과 함께한 관계자들의 소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 운동 국면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실제 현장에서 느껴지는 유권자들의 반응은 예년과는 뚜렷하게 다르다. 단순한 정당 지지나 지역 감정에 따른 투표가 아닌, 후보의 자질과 공약, 정당의 방향성에 따라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유권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거제의 민주주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선거운동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선거 캠프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자신의 비용으로 파란 점퍼를 마련해 입고, 거리 유세와 홍보 활동에 나서는 자원봉사자들이 100여 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지지를 넘어,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가입자 수 증가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12월 3일 이전 6개월 간 50명이 안 되던 가입자가 12월 3일 이후 6개월 동안 700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새로 더불어민주당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무려 10배가 훌쩍 넘는다. 이는 합리적 의사 판단을 바탕으로 한 정당 정치의 기반이 지역사회에서도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지난 25일 일요일에는 평생을 보수 정당에 투표해 왔다던 두 분이 직접 더불어민주당 거제연락사무소를 찾아와 당원에 가입하는 일까지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정치적 이동을 넘어, 극단주의에 대한 시민들의 피로감과 거부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시민 다수는 혐오에 기반한 가짜 뉴스에 점차 귀를 기울이지 않으며, 오히려 정치적 혐오와 불신을 극복하고 보다 건설적인 참여로 나아가는 추세다. 이제 거제에서는 진보와 중도, 그리고 합리적인 보수 세력까지 함께 연대하며 새로운 정치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갈등보다는 공존, 분열보다는 통합의 정치가 시민들 스스로에 의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이번 대선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당이나 인물 중심의 선거가 아닌, 정책과 미래 비전 중심의 선거 문화가 자리 잡게 되면서, 국가 전체의 정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거제 시민들의 선택이 모범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발성과 합리성에 기반한 시민 참여는 정치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향한 실질적인 변화의 동력이 될 것이다.

거제는 지금, 깨어난 시민의식과 함께 새로운 정치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