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아들의 모교에 장학금을 기탁,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등면 오량리에서 식품회사인 삼우김치공장를 운영하고 있는 감진성(57)씨는 지난 27일 충남대를 방문, 이광진 총장에게 1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대전에 연고가 전혀 없는 감씨가 충남대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아들 민호씨가 1994년 충남대 수학과에 입학하면서 비롯됐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지난해 돌아온 뒤 전국을 돌아다니며 아버지의 일을 돕던 민호씨는 지난 7월 4일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갓길에서 승용차가 고장나 견인차를 기다리던 중 다른 승용차가 추돌하는 바람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감씨는 한없이 착하고 건실했던 아들을 자신보다 먼저 떠나보내면서 가슴이 미어졌지만 불행을 그대로 가슴에 덮어두고 살기보다는 자식을 위해 할 수 있는  뜻깊은 일을 찾았다.

그래서 감씨는 아들의 49재를 치른 8월 22일 아들이 다니던 충남대 수학과에 아들의 후배들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기탁하고자 하는 뜻을 전달했으며 아들의 100일재에 즈음해 이날 장학금을 전달하게 됐다.

 감씨는 "민호가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채 펼쳐보지도 못했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도 안타깝다"며 "민호가 못다한 꿈을 후배들이라고 활짝 펴달라는 의미에서  충남대에 장학금을 기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는 취재진에게 극구 보도를 사양해 자식을 위한 일인데 결코 자랑할 일이 아니라며  기사게재를 사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학 관계자는 "아들을 잃은 슬픔도 견디기 힘들었을 텐데 이렇게 좋은 일을 하기로 결심한 감씨 가족에게 존경의 뜻을 표한다"며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데 장학금을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