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주는 한때 발전의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고 개발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다.산업화로 바뀌는 과정에서 전기는 수십,수백년을 이어온 생활방식을 일거에 변화시키는 혁명의 중심에 있었다.

한가한 농촌의 정적인 이미지에 우뚝솟은 전신주와 길게 늘어진 전선은 활력있는 사회로의 변화를 웅변하는 전형적인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하지만 폭발적인 도시화가 진행되고 삶의질이 바뀌고 난뒤 이제 전력을 공급하는 전주와 전선, 변압기는 필요에 의해 설치된 위험물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그래서 친환경적인 송전설비는 더 이상 미룰수 없는 현실로 다가온 느낌이다.

그 대안으로 한전에서 역점을 두고 펼치는 선로 지중화 사업을 들수 있다.  지상의 전주와 전선을 땅속에 매설하는 지중화 사업은 지상선로보다 10배 정도의 예산이 더 소요된다고 한다.
한전에서는 자치단체나 행정기관에서 50%의 부담원칙을 밝혀줄 경우 조건없이 지중화 사업을 즉시 시행하고 있다.

계획도시로 건설된 창원의 경우 40% 정도의 지중화 사업이 시행되어 몇몇 곳은 전주없는 도로와 마을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워낙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이라 신중을 기해야 하고 사업의 타당성과 위험요소등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이해득실을 따져보면 그리 밑지는 장사도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관광거제를 표방하는 거제시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존하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송전설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

민원이 제기되는 위험공간이나 관광객이 많이 지나치고 거제시의 얼굴이랄수 있는 시청사에서 포로수용소 유적관에 이르는 도로만이라도 우선적으로 검토해 그 결과를 토대로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할수 있을 것이다.

한전 거제지점에 따르면 지중화 사업은 한전의 백년대계를 위한 중점사업으로 지정되어 있어 자치단체의 결정만으로 바로 사업을 시행할수 있다고 한다.

사업자 별로 몇번씩 도로를 파헤치고, 금방포장했던 도로를 다시 뜯어내고 포장하는 이중삼중의 예산낭비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효과적인 예산집행이 될수 있도록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