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의 활용에 사활(死活)을 걸 의미가 있으며, 군사적 의미가 높은 곳이다. 이번 (러일)전쟁에서 대일본제국의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중요한 촉매제이다."
일본해군 대신 야마모또(山本權兵)는 러일전쟁에 있어 거제도를 장악함으로써 러시아 함대를 격파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거제도는 진해만과 가덕도로 연결되는 남해안의 요충지이자 일본해군기지로  결정되었다.
1898년 5월 26일, 일본공사 가또는 외부대신 조병직을 통하여 마산포(마산)의 개항을 요청하였다. 의정부가 이를 7대 3으로 가결함으로써 마산은 1899년 5월 1일로 개항장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요동반도를 점령하고 있던 러시아는 마산과 진해만 부근을 연결하는 남해안을 장악함으로써 일본을 위협하려고 했다.
그러나 일본은 대한제국을 위협하여 쓰시마섬(對馬島)과 연결되는 진해, 거제도, 마산항까지 먼저 장악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러시아는 일본과 군사적 충돌을 빚게 되었지만 러시아 해군은 도고 헤이하지로(東鄕 平八郞) 중장 함대에 대패(大敗)하고 말았다.
도고 중장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거제도 송진포만을 중심으로 한 해군기지를 건설하여 대비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거제도 송진포만 해군기지는 러일전쟁을 승리하기 위한 대륙침략교두보로 전략적인 측면에서 건설되었다.
현재 송진포에는 일본해군 기지의 흔적들을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1903년 9월 30일자 군령해(軍令海) 제1호 "방비대 조례"에 의해서 '진해만 송진포방비대'를 설치함으로써 군사적 요충지임을 재확인하게 되었다. 이어 1904년 8월에는 진해만을 해군가근거지로 하기 위해서 제3 임시축성단이 파견되었다. 마쓰이(松井庫之助)공병중좌 지휘인 동 축성단은 8월 중순 가덕도와 저도에 상륙, 1905년 1월까지 포대공사를 완료했다. 축성단은 거제 송진포와 진해만을 연결하는 해군가근거지(海軍假根據地)를 설치하기 위한 전초기지였다. 송진포 일본해군기지의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송진포 마을에 해군기지화
1904년 8월 11일, 송진리 430번지∼553번지 일대(송진포 국민학교)는 일본해군용지로 편입되었고 그 주변에 거주하던 주민들은 신촌, 궁농(森村) 마을로 이주하였다. 이 당시 이주에 따른 비용과 보상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본해군비밀문서에는 "송진포 지역은 해군기지 설치에 따라 대한제국의 협조를 얻어 설치할 수 있었다. 이는 외부대신 조병직과 이미 허락을 받았으며, 이에 송진포 지역의 인민들은 당연히 철수해야 하며, 보상에 대하여 대한제국에 있다." 라고 적고 있다. 일본은 러일전쟁을 빌미로 강제로 대한제국의 토지를 점령하고 군사기지를 설치할 수 있게 하였던 것이다.
또한 러일전쟁 와중에 설치된 송진포해군기지는 일본의 군홧발에 무참히 유린당하는 거제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시 해군기지 내에는 우편취급소, 해군용 통신소, 진해만방비대 사령부, 해군병사(海軍兵舍), 병원, 은치공장(銀治工場), 화약고, 수답창고 등을 설치하였다. 또한 마산헌병대 송진포파견소, 마산주재 영사관 순사 2명을 파견하기도 하였고, 일본인 수산감독소, 송진소학교(일인 학교) 등을 설치함으로써 일본인 이주어촌보다 거대한 군사기지로 바뀌었다.
일본해군은 송진마을과 가까이 있는 대봉산 정상에다 해군감시소를 설치하고 진해만과 연결되는 해안 경비, 해면, 경호 임무를 맡았다.
송진포방비대 사령부는 사령관 와다 중좌, 참모, 부관, 분대장, 기관장, 군의장, 주계장, 해군 병조장이하 사졸이 방비대를 구성하였다. 당시 병력은 3천여 명이었고 일본인 거류민까지 포함하여 3천5백여 명이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송진포방비대가 관할하고 있는 기지는 가조도 창호리 옥녀봉기지, 중죽도·대죽도 기지, 남부면 갈곶리 갈곶도(지금의 해금강 지역), 남부면 여차리 천장산 기지, 노자산 기지 등 무산한 곳에다 해군기지를 설치하였고, 거제면 서상리, 장승포 입좌촌, 칠천도 금곡리, 지세포 등지에다 해군경비대 파견소를 설치하여 조선인 감시 등을 주요 업무로 하였다. 특히 갈곶도·천장산·대봉산 기지는 1개 소대가 주둔하여 사람들을 통제할 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을 정찰하면서 민간인과 다툼도 발생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당시 송진포에 거주한 한 노인은 "일본군의 위세에 눌려 한마디 말도 꺼내지 못했제. 또 조선인 관리나 순경도 일본해군에게 억압받았다"고 말한다. 완전 무장한 차림으로 송진포와 황포나 하청을 행군하는 모습을 본 주민들은 겁에 질려 집안으로 들어가고, 온갖 노략질(소, 돼지같은 가축이나 곡물을 약탈)을 다했다. 심지어는 각 관공서나 주민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침입하여 사상범을 검거한다는 핑계로 강제로 가택수색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약 8년 간 일본해군기지로 전락한 송진마을은 1945년 8월 15일에 일제패망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현재 송진마을에는 일본해군 수답지나 방제막 등이 그대로 남아 있고, 고도 헤이하찌로를 기념하는 승전기념탑 흔적만 남아 있다. 1932년 4월 2일 송진마을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이 성금을 모아 "승전기념탑"을 만들었다. 그 주변은 승전기념공원으로 조성하여 1940년 이후로 "대동아 공영권과 황군으로 나가는 길"라는 기념식 거행과 징병제 연설 장소로 바뀌었다. 또한 일본해군기념일인 매년 4월 22일마다 일본해군장성과 거제지역의 민간인·관공서 사람들이 모여 (전쟁승리를 위한)축제를 벌이기도 하였다.
일본식민지 초기에 해군기지로 바뀐 송진마을은 "영원한 성전(聖戰)을 다짐하던 곳"이라고 기억하는 우익 일본인들과 식민지 전후세대들에 의해 자랑스럽게 말하여지고 있다. 이는 고도 헤이하찌로의 승전기념비를 돌려달라는 요구와 같은 맥락일 것이다.
하지만 한 일본 여성사학가는 "일본인의 과거 침략적 역사를 볼 수 있는 단면이다. 진실로 과거를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다."라고 술회하고,  그녀는 송진포 해군기지의 건설은 "일본제국의 식민지 정복 야욕에서 나온 치욕스런 행위의 결과임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것이 타당하다." 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