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제시 행정기구 개편안을 놓고 찬반양론이 뜨겁다.

이번 거제시의회에 상정된 '거제시 행정기구 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정보관리과를 폐지하고 총무과나 기획실로 이관하고자 한다.

이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거제시지부나 일부 공무원들은 "시대 역행하는 조직개편이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정보관리과 일부 직원들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집단행동도 불사할 계획이다"고 강력 대응할 것을 내비치고 있다.

그럼, 정보관리과 폐지 유무에 대해 타 시·군과 행정자치부 등의 입장을 살펴보고 그 쟁점을 정리했다.

정보관리과의 현황
현재 정보관리과는 정보, 지역, 정보통신 등 다양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정보관리는 시군구행정종합정보시스템 관리(주민등록, 지적 등 21개 업무), 전자결재, 기록물관리시스템 구축운영, 인터넷 전자민원 시스템 유지관리 등 7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지역정보는 시민정보화 교육 추진, 지역정보화사업추진(정보화 시범마을 구축, 마을단위 지역정보센터) 등이며, 정보통신는 통신보안시스템 유지관리, 행정통신 시설장비 유지관리, 구내통신 사용전검사 등이다.

특히,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자료관 및 기록물전산관리시스템 설치까지 요구하고 있다. 지자체 자료관 설치는 공무수행관련 기록물관리, 보존·폐기, 이관, 공개활용 등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모습을 띄고 있다. 이 업무를 수행·기획할 부서는 정보관리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거제시는 '지원부서' 혹은 '크게 필요없는 부서'라고 말하면서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공무원, '정보관리과 폐지 이해 안돼'
경남도내 기초자치단체중 10개 시의 정보화 조직 현황을 보면, 창원시, 진해시를 비롯한 8개 시에 '정보관리과' 혹은 '시민정보과'를 두고 있다. 특히, 진해시나 통영시는 거제시와 비교해 인구수 144,401명, 133,355명 수준인데 반해, 별도 정보통신과를 두고 담당계도 창원시와 동일한 4개 계로 나누어져 있다.
또한, 나머지 시의 경우 사천시와 밀양시도 올 12월과 내년 상반기에 정보관리과를 신설할 계획으로 있다. 

행정자치부(이하 행자부)는 상반기 7월에 '시군구 행정종합정보화사업이 지방행정조직에 미치는 영향분석' 용역과제 최종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정보화업무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화 조직 추진을 저해하는 애로부분은 정보화부서 내부에 잠재된 조직과 인력운용상의 제약이 자리잡고 있다"며 "시군구 행정정보화사업을 총괄기획하면서 실질적인 추진 주체인 지자체의 정보화부서가 조직인력 운용상의 애로에 직면함으로써 사업의 정책효과를 극대화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용역보고서는 "낮은 조직위상"을 문제삼고 있다. 그 이유로 거제시와 비슷한 시군은 "계단위 조직·인력을 최대한 동원하여 직원 및 주민의 정보화 교육, PC 및 서버관리, 각종 정보시스템 운영 지원, 유지보수, 자체 정보화 사업 추진 등의 기존 업무를 수행하면서 중앙정부에서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전자정부 구현을 위한 각종 시책중 행정종합정보화, 전자결재 시스템 도입, 지방행정정보망 기반확충사업, 정보화마을 조성사업 등의 업무를 추가로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보관리과 폐지, 구조라 정보화마을 추진 '난황 겪을 듯'
이 원인은 정보관리과를 단순한 '지원과'로 인식하고 전문적인 부서로 만들어내지 못해 각종 정보화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한 공무원은 "내년부터 일운면 구조라 마을은 '정보화마을'로 조성되지만 정보관리과 폐지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정보관리과 폐지 문제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19만 거제시민의 '정보통신분야 낙후'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시민 김모씨(44, 자영업)는 "현 정부는 정보통신에 몇 억원이나 지원하겠다고 말하고 있는데, 정작 거제시는 거꾸로 정보관리과를 폐지하겠다고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며 "21세기 정보강국보다 구시대적 행정기구 개편을 내놓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직위상, '정보화 사업 추진에 따라 달라진다'
행자부는 "행정정보화 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보화 부서의 낮은 위상을 높여야 한다"며 "적정인력의 확보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 이유로 "최근 전자정부 및 지역정보화 추진으로 정보화부서의 업무량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반대로 인력은 옛날 그대로 이고, 일부 지역은 천대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공무원은 "정보관리과로 간다는 것은 밑바닥 부서로 간다"며 "그만큼 정보관리과는 우리나라에서 정보강국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꼬았다. 또한, "부서내 일반 행정업무인 공인·문서 관리나 통계 업무의 경우는 타부서로 이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구용역 보고 때, '20만 인구쯤 정보관리과 신설'
최근 '거제시 행정기구 조직 개편안' 보고회에서 용역발주를 맡은 회사 관계자는 "거제시가 인구 20만에 들어서면 정보관리과를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거제시 인구는 185,470명(10월말 기준)으로 내년쯤 20만명을 넘어 설 전망이다.

결국, 내년 하반기에는 정보관리과를 신설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거제시가 정보관리과를 폐지할 명분은 없지 않는지 되물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