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던 12년이상 7급으로 근무한 지방직공무원들을 6급으로 자동 승진하는 근속승진제를 유보키로 한다는 방침이 전해지면서 행정자치부와 도내 자치단체마다 해당 공무원들이 근속승진제 실시를 요구하며 공무원노조 홈페이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올해초 지방공무원의 사기진작과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7급으로 장기 근무자에 대해 6급으로 자동승진시키는 근속승진제를 내년부터 확대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행자부 장관이 교체되면서 근속승진제 확대는 공무원의 인력구조를 기형적인 항아리형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당초 입장을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행자부의 방침이 바뀌자 해당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7급 공무원숫자가 정원(5만2723명)보다 12.9%(6816명)나 많고 6급에서 7급으로의 평균 승진기간도 국가직보다 2.5년이 늦은 8.7년이나 되는 점 등을 들어 근속승진제를 하루빨리 실시할 것을 요구하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행자부 인터넷 홈페이지 ‘대화의 광장’에는 6급 근속승진의 타당성을 강조하면서 신속한 시행을 요구하는 글들로 도배가 되고 있으며 간혹 근속승진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글들도 게재되면서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정모씨는 “ 근속승진제도에 대해 전국 하위직 공무원들은 행자부의 결단없이 질질 끌고 오는데 대해 분노하고 있으며, 행자부에 근무하는 공무원 중 7급 12년 이상 된 분이 몇명인지 묻고 싶다”며 “더이상 시간 질질 끌지말고 즉각 시행하라”고 주장했다.

이모씨는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는 몰락하고 말것”이라며 “근속승진 방관하는 장관 해임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도내 지자체의 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도 이와관련한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데 김해시지부에는 ‘승진’이라고 밝힌 직원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생동감있는 직장분위기를 만들려면 조직의 활성화가 필요하며, 따라서 제때 승진하고 열심히 일한 댓가를 받는 것”이라며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 희망잃은 전국 하위직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줄수 있도록 해달라”며 6급 근속승진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또 마산시지부 홈페이지에도 ‘마산퍼돌이’라는 직원이 “현재 승진제도는 염불에는 관심없고 잿밥에만 관심있는 선무당제도로 불공정하고 비리로 얼룩진 현 승진제도로는 결코 지방직들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올해안에 6급 근속승진제도를 기필코 확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산시지부에도 ‘좋은글’이라는 직원이 “승진문제 고민하지 말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며 “6급 근속승진제도를 빨리 시행해 공직사회의 문제점들을 해결했으면 한다”며 제도의 조기시행을 주장했다.

그러나 공무원노조 도청지부 홈페이지에는 ‘기능직’이라는 이름으로 “근속승진을 위한 것은 잘못된 것이며 근속승진에 따른 공무원노조에서 정책대안으로 설정된 점 또한 잘못됐으며, 공무원은 체계가 변해야 하는만큼 6급 근속승진이 아니라 단일화된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며 제도도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행자부 홈페이지에도 ‘근속이’라는 사람이 “앞으로 정년이 60세 이상으로 늘어나고 근속으로 6급이 된다면 우리나라 공무원 구조는 팽이형이 돼 공직혁신이 아니라 퇴보가 된다”며 근속승진제도 도입을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