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타임즈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국도 14호선 우회도로 건설 공사장에서 나온 우수한 석재를 공공용재로 활용하지 않고 민간 석산 개발업자에게 무상으로 넘겨 말썽을 빗고 있다.

19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하 부산국토관리청)은 올해 초부터 경남 거제시 신현읍 양정리 국도 14호선 우회도로 건설공사 제2공구(아주~상동, 터널 굴착공사)에서 발생한 우수한 청석(靑石)을 거제시 장목면 매동마을 소재 석산개발업체인 보성산업 사토장에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국토관리청 도로계획과 관계자는 “공사 착공시 거제시와 협의해 보성산업에 임시 사토장을 설치하여 반출하고 있다”며 “일부 청석을 성토재료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별도 사토장을 구하지 못해 그곳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한, “일반 사유지에 사토장을 마련하면 고비용이 들어 예산 문제 등으로 애로사항을 겪었다”며 “불가피하게 보성산업을 선택한 것이지, 특혜성은 없다”고 도로계획과 담당자는 덧붙였다.

국토관리청, ‘특혜 아니다’

이번 터널 굴착 공사에서 운반되는 석재는 현재 25t트럭 20여대가 동원돼 하루 평균 100회 가량 운행하고 있으며, 운송비는 모두 국비로 조달되고 있다. 보성산업은 지금까지 2만㎡을 받아 분쇄한 뒤 레미콘 재료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거제시가 밝혔다.

설계상 이 구간에 발생될 사토는 약 100㎥(돌 70% 흙 30%), 양정-아주 터널구간에서만 약33만㎥의 청석이 발생한다. 사토처리는 약30만㎥는 구간내 성토작업에 사용하고, 나머지 70만㎥는 장목면 보성석산을 사토장으로 지정해 내다 버린다고 한다.

거제시 건설과 관계자는 “애초 착공시 사토장이 없어 애를 먹었다”며 “이번 일로 새로운 사토장을 물색 중인데, 거제시 동부면 산촌간척지에 사토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한 “처음에는 거제시 신현읍 수월리 해명간척지 중 일명 ‘다나까농장’에 사토하다가 주변 민원 때문에 보성산업 쪽으로 옮기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보성산업 관계자는 “사토장에 들어오는 청석을 ‘크라샤’를 통해 분쇄해 레미콘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미 거제시와 국토관리청 등에서 협의하여 이루진 사항이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등, ‘공공사업에 석재를 사용해야’

부산국토관리청이 특정 업체에 사토하는 것을 보고, 김해연 거제시의회 의원은 “공익사업에서 나온 석재를 공공사업에 사용하지 않고 특정 업체 사업장에 사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흙이 아닌 우수한 청석을 무상으로 사토해 석산업자만 이익을 보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해연 의원은 “이 문제를 거제시의회 차원에서 공론화시켜 대응할 계획이다”며 “특정업체에 지원되는 일이 없도록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시민 유모씨(44, 건업체)는 “이것은 일반 업체에 특혜성이 강한 것이다”며 “공공사업에서 나오는 석재는 당연히 공공사업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제시민단체 한 간부는 “양질의 청석을 석산업체에 준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시민단체에서 철저하게 조사해 위법여부를 판단하여 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공공연하게 공공사업에서 나온 석재를 그냥 내다 버리는 경우가 많은지 파악하여 지속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사토장에 대해 거제시와 계속 협의 중에 있다”며 “현재 보성산업에 사토장을 이용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혀 현행대로 지속될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거제시는 여론에 따라 사토장을 다른 지역을 선정해 국토관리청과 협의할 것으로 보여 입장 차이로 난황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거제시의회나 시민단체 등이 우수한 석재를 무상으로 일반 업체에 반출하는 사태를 그냥 지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대응할 것으로 보여 문제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