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부터 17일까지 미디어 리서치를 통해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이 정ㆍ관계와 학계, 법조와 재계 그리고 시민단체 등 10개 분야의 전문가 1040명을 대상으로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갗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가장 영향력있는 언론 6위에 인터넷 뉴스전문사이트인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가 차지했다. 또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11위 2.6%)과 인터넷신문 프레시안(13위 1.6%), 야후 코리아(14위 1.6%), 네이버(19위 0.5%) 등이 20위 안에 들어 총 5개의 인터넷 매체가 20위 이내에 들었다.

인터넷 매체의 영향력이 급속히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지난해 말부터 네이버와 엠파스를 시작으로 포털사이트들의 미디어면 신설·강화는 ‘뉴스포털’중심의 뉴스보기 습관이 젊은 층에게 정착되었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이 조사는 전통적인 개념의 언론매체인 종이신문(종이신문 인터넷판 포함)이나 지상파 방송사가 영향력을 선점했던 것과 달리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뉴미디어의 영향력이 날로 강화되고 있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이런 변화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학자 및 대중들의 평가는 기존 매체를 중심으로한 독점적인 정보전달 및 수용이 수평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이 우려에 대해 파악해보고 인터넷 언론의 긍정적인 역할 설정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전문 인터넷 뉴스의 장단점 = 오마이뉴스, 프레시안(www.pressian.com) 등과 같은 전문 인터넷 신문은 기존 미디어들과 달리 실시간 속보성과 현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듯한 생생한 현장성이 최고의 강점으로 뽑힌다. 또한 김영삼 전 대통령 고려대 강의무산사건, 미군 장갑차 사건, 두산중공업 배달호씨 분신 사건 등 기존 미디어가 크게 눈여겨보지 않았던 부분들을 발굴해 사건 발생때부터 종료시점까지 끊임없이 뉴스를 제공해 심층보도의 또다른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기존 미디어와 또다른 의제설정을 통한 보도행위가 대중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오마이뉴스는 상주기자가 40여 명임에도 뉴스게릴라로 불리는 시민기자 약 3만명이 매일매일 250건이 넘는 기사가 쏟아져 다양한 형식의 뉴스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오마이뉴스나 프레시안 등은 정기간행물법상 인터넷 뉴스사이트는 신문으로 규정돼 있지 않아 사실왜곡이나 도덕성 시비가 있어도 법적인 책임을 아직은 지지않는 난점이 있다. 현재 ‘온라인 신문’의 신설조항을 주요골자로 해 국회에 계류중인 정기간행물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영향력있는 미디어로서 법적 강제를 받게 되면 뉴스의 신속성 못지않게 정확성과 신뢰성 시비에 얼마나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무섭게 질주하는 포털사이트의 뉴스포털 = 한 인터넷 접속순위 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 9월 한달동안 누적접속자 수가 미디어다음이 1541만명, 조선닷컴(조선일보 인터넷사이트)이 840만, 조인스닷컴(중앙일보 인터넷 사이트)이 750만명이었다. 이처럼 포털사이트 중 미디어분야 중 선두주자인 미디어 다음은 기존 매체의 사이트들과 약 2배에 가까운 접속자수를 보이고 있다. 또한 미디어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10월 누적접속자 수에서도 다음·네이버·야후코리아·엠파스 등 포털사이트들이 1～4위를 차지하고, 기존 미디어 사이트인 스포츠서울(www.sportsseoul.com)이 그나마 9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20대와 30대 초반을 중심으로 다음·네이버·야후코리아 등 포털사이트들이 서비스하는 ‘뉴스포털’로 새로운 뉴스를 수용하는 양식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뉴스포털’은 은 한 자리에서 다양한 출처의 다채로운 기사를 동시에 접한다는 점이 최대의 장점이다. 하지만 문제는 뉴스포털은 기존 매체나 인터넷 신문들과는 달리 뉴스의 중요도를 측정하는 의제설정기능을 대부분 하지 않고, 화제성 기사를 중심으로 메인화면에 올리고 있다.

메인 화면에 보이는 제목들 대부분은 미디어 다음의 한 관계자가 한겨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네티즌들이 많이 읽을 만한 꺼리를 중심으로 배치한다”는 걸 한 눈에 볼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존 매체나 인터넷 뉴스와 달리 스포츠, 연예, 정치권의 폭로성 기사 등 선정적 내용 중심의 뉴스에 매몰돼 실제로는 네티즌들의 기사선택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처럼 선정성 뉴스에 더많이 노출된 네티즌들이 의제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는 ‘뉴스포털’들이 충분한 미디어 기능을 하고 있는 지를 평가할 중요한 잣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