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 피해 복구공사 발주를 앞두고 도내 일선 시군이 청탁과의 전쟁을 치르는가 하면 외지 철새건설업체의 전입이 늘어나고 일부에서는 지방의원이 수의계약을 해 말썽을 빚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24일 도내 일선 시군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3조80억원에 달하는 태풍 매미 복구공사가 이달말이나 내달초부터 발주됨에 따라 이를 수주하기 위한 업체들의 줄대기가 치열하고 외지 업체들의 전입도 늘고 있으며 일부지역에서는 지방의원들이 공사수주에 개입하는 등의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

도내 시군에서는 최근 공사 발주가 임박해지면서 일부 업체들이 학연과 지연, 혈연 등 모든 인맥을 동원해 업체의 특성을 부각시키는 등 수주전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건설업체들은 1억원 미만의 수의계약을 따내기 위해 전직 시군 고위간부나 지방의원 등 소위 힘깨나 쓰는 인사들을 동원해 단체장과 부단체장, 회계담당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줄대기를 시도하고 있어 관련 공무원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도내 모 지역 회계담당공무원은 “수의계약과 관련해 주위로부터 직간접적인 청탁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말썽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경쟁입찰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공사수주를 위해 태풍 피해가 큰 지역으로 일부업체들이 몰려드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태풍 피해가 컸던 의령과 창녕, 거제, 고성 등지에는 시군마다 20여개씩의 외지 업체들이 이미 소재지를 옮긴 것을 비롯해 많은 다른업체들도 이전을 검토하는 등 공사수주를 위해 특정지역으로 옮기는 철새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태풍 피해가 큰 도내 군지역의 경우 최근들어 창원과 마산, 김해 등 도시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다가 경기침체 등으로 문을 닫고 협력업체 등에게 제대로 대금결제를 하지 못한채 피해 다니다가 군지역으로 전입하는 업체마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부실시공과 부도에 따른 공사중단 사태마저 우려된다.

이 때문에 많은 물량의 공사발주가 예정된 도내 시군소재 건설업체들은 타지역에서 많은 업체들의 이전으로 자신들의 수주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면서 지자체에 수해복구기준으로 3개월전까지 이전해온 업체로 제한할 것을 요구하는 등 내부반발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다 남해군의 경우 일부 군의원들이 실소유주로 있는 업체가 수해복구공사를 수의계약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무원노조와 일반건설업자들이 반발하는 등의 부작용도 빚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