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현재 김원웅 의원, 배기운 의원 등이 발의한 통합특별법, 이영일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소장, 정근욱 함평유족회장 등이 발의한 여순․함평특별법 등이 각각 국회에 계류중에 있다.

26일 오전 10시, 공청회는 강인섭 의원(한나라당, 과거사특위 위원장), 김희선 의원(열린우리당 간사), 이낙연 의원(민주당, 함평법 대표 발의), 윤철상 의원(민주당 간사) 4명이며, 진술인으로 각 법안에 이창수 특별법쟁취 위원장, 장완익 변호사, 이영일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소장, 정근욱 함평유족회 회장, 반대편으로 최종대 대령(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이창수 특별법쟁취위원장은 국제 기준에서 과거청산의 원칙을 설명하면서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이 이런 원칙하에서 진행되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통합특별법으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며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대통령 직속 기구, 조사권을 가진 위원회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장완익 변호사는 “사안별 개별입법 보다는 통합특별법이 행정효율과 입법 기술상으로도 적합하며 군의 명예와 사기가 떨어지고 이후 작전수행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의견에는

과거의 잘못은 밝히고 인정해야 향후 그런 과오가 발생하지 않으며 이것이 오히려 군의 명예를 회복시켜 줄 것이다“며 “통합특별법이 법적 안정성을 해친다는 의견에 대해 이미 제주4.3과 거창의 선례가 있음을 들고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이영일 소장은 “이승만 정부가 정적 제거를 위해 여순사건의 성격을 조장하고

무고한 민간인들의 희생에 붉은 색을 덧입혔다“며 “또 제주 4.3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여순사건도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통합특별법으로 함께 가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유족인 정근욱 회장은 “가해자인 국군의 증언을 확보하는 등 이미 사건의 실체가 어느 정도 밝혀진 만큼 반드시 국가차원의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덜 알려진 지역과 함께 통합특별법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반대쪽 진술인 최종대 대령는 “통합특별법 제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증거가 명확한 사건에 대하여 개별입법'의 원칙과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이라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특히 여순사건에 대하여는 기존의 입장인 좌익세력의 국가전복 반란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통합특별법 ‘반대하지 않아’

1차 각각 특별법 진술인들의 설명이 끝난 이후, 과거사특위 의원들은 각각 진술인들과 일문일답 형식으로 진행했다. 다음은 과거특위와 각각 특별법 진술인 별로 일문일답이다.

- 이낙연 의원

사건의 성격이나 규모 등이 다른데 통합특별법으로 일괄처리하는 것이 입법 기술적으로 가능하냐?

- 이창수 특별법쟁취위원장

의문사진상규명법과 진상조사 과정을 들어 충분히 가능하며 방법론적으로 위원회 운영상의 문제로 통합법으로 전체를 조사하지 않으면 각 유족의 민원에 대한 처리 수준으로 격하되어

진정한 의미의 과거청산이 될 수 없다, 통합특별법이 효율적이다.

- 이낙연 의원

지금 찬반의견으로 보아 조건협상이 되는 것 같다며 국방부 의견인 좌익에 의한 피해, 피해자 규정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것이 입법기술상 가능한지?

- 장완익 변호사

애초 통합특별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런 내용이 제기되었으나 우리가 북한군이나 중공군의 문제를 건드릴 필요가 있느냐, 우리 군경의 문제를 먼저 가려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으로 정리된 것이나 필요하다면 포함하여 통합특별법을 제정하는 것도 가능하며 피해자 규정도 "불법적"이라는 것에 중심을 두면 문제가 없다.

군경의 정당한 작전수행은 문제 삼고 있지 않고 불법과 고의를 문제 삼는 것이다는 점을 들며 정부가 통합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의지만 확고하다면, 국방부 의견을 포함하는 것은 문제없다.

- 이낙연 의원

여순사건의 성격에 대하여 의견이 엇갈리는 데 이에 대해 짧게 진술할 기회를 주고 함평의 경우는 보상을 제외하였는데 여순사건은 어떠냐?

- 이영일 소장

월남전 소재의 영화를 예로 들어, "메사크리 massacre "란 말은 '집단학살'을 의미하는데 군사용어로는 '몰살'이다, 제네바 협약 등 국제기준과 '인권'에 기초하여  사건을 판단해야 한다고 하며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피해자 구호를 말한 것이다.

- 이낙연 의원

여순사건에 대한 성격규정이 엇갈리는 데 그렇기 때문에 통합법에 포함하여 진상조사가 필요한 것 아니냐?

-최종대 대령

동의한다.

- 이낙연 의원

통합법으로 근접해 온 것 같다. 반대한다면 대안이 있는지?

- 최종대 대령

법으로 조사하는 것만이 방법인지, 법 없이 되지 않겠냐?

- 이낙연 의원

그럴꺼면 진작 됐지, (가능하지 않으니) 50년이 흐른 것이 아니냐.

- 최종대 대령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 것이다.

- 이낙연 의원

통법으로 갈 때, 끝끝내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의견으로 이해한다.

- 최종대 대령

예.

다음은 150개 인권시민단체에서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국회는 지체말고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통합특별법을 제정하라!

지금 국회 과거사진상규명에관한특별위원회(이하 과거사특위)는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통합특별법"등 민간인학살 관련 법안들을 심의·논의하고 있다.한국전쟁전후의 민간인학살 문제는 우리 현대사의 가장 어두운 이면이며, 인권말살의 표본으로 각 지역에서 제기되어 국민들에게 여러 차례 충격을 주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이런 사건이 어느 한 지역의 특정한 사건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그리고 조직적으로 발생한 국가범죄라는 점이다. 이에 전국의 유족회, 인권시민사회단체는 개개 사안별 처리가 아닌 전국통합특별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함을 여러 차례 주장한 바 있다. 이미 제주4·3사건, 거창사건에 대한 관련 특별법이 제정된 선례가 있고, 민주화가 진척된 우리 사회의 수준은 민간인학살 사건을 '인권'의 문제로 인식하여 진상규명에 대한 상당한 공감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법 제정을 미룰 하등의 이유가 없다. 이를 뒷받침하듯, 국가인권위원회는 민간인 피학살 유족들의 진정에 대하여 지난 7월 16일 국회의장과국무총리에게 보내는 권고문에서 민간인학살 문제는 '중요한 국가적 인권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의 최소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통합특별법 제정하여 진상을 규명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게다가 26일 국회 과거사특위에서 주최한 민간인학살 진상규명과 관련한 4개 법안에 대한 공청회의 결과, 전국통합특별법으로 모든 유족회, 단체가 이미 의견을 모았음을 재확인했고, 반대 진술인으로 나온 국방부 조차도 종래의 '증거가 명확한 사건에 한해 개별입법'의 주장에서 법 제정의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며 통합법 제정에 대해서도 의견이 모아지면 끝내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의 변화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25일 오후부터 파행을 시작한 국회는 26일 오전 과거사특위 공청회는 예정대로 치루었으나 오후 전체회의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하여 회의를 속개하지 못하였다. 이로써 대한민국에서 가장 고통받고 소외되어온 과거 어두운 역사의 피해자들은 또다시 한정 없는 기다려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과거사 진상규명은 다른 정치적 쟁점들과는 별개로 민족의 이익, 국가의 이익의 측면에서 어느 당을 막론하고 나서야 하며,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의 입장을 갖고 임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난 10월 31일은 노무현 대통령이 정부의 공식입장으로 제주4.3사건 희생자들에게 국가폭력에 대해 사과를 한 역사적인 날이다. 이 사과를 들은 제주4.3 유족들은 환호와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 눈물은 갈등과 상쟁의 과거를 녹여내고 화합과 상생의 미래를 열어갈 초석이 될 것이다. 반세기를 가슴앓이만 하고 살아온 한국전쟁전후 민간인 피학살 유족들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이루어져 50년 묵은 구원을 해소하고 화해의 눈물을 흘릴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이런 소박한 바램을 외면하고 민주와 인권을 논하는 것은 입바른 거짓말에 불과할 것이다. 자 무엇을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가! 이미 칠순, 팔순의 유족들은 노구를 이끌고 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소원인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연로한 유족들은 구원을 풀지 못한 채 운명을 달리하고 있다. 국회가 유족들이 모두 유명을 달리하여 민간인학살 문제의 피해자가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지체없이 통합특별법을 제정해야 할 이다. 1. 국회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입장으로 과거사특위에 임하여 진상규명에 앞장서라! 1. 국회는 지체말고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통합특별법을 제정하라! 2003년 11월 27일 150개 인권시민사회단체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