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오전 진해에서 열린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건설공사 기공식에 참석하고 오후 1시 30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하여 '임직원들과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98년 IMF 환란 때, 노동자들과 이야기해서 고비를 넘기자는 역할을 맡아 전국을 다녔는데 그땐 정말 염치가 없었다"며 "그 때 대우조선 노동조합에도 왔는데 분위기가 영 으스스 하고 겁이 많이 났고 비서들도 만류했는데 (결과적으로) 잘되지 않았냐고 말하며 올라간 기억이 난다"고 옛 일을 회상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하여, "대주주들이 주식지분 매각을 언제 할 것인지,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 저도 잘 모른다"며 "매각과 관련해서는 단순 시장적 접근 방법이 아니라, 국민 정책적 방법으로 매각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해 해외매각보다 국내 포철이나 한전처럼 매각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노무현대통령, '대우매각 국민정책 방법으로'
노 대통령은 "우리사주제와 관련해서는 가능성이 있는지 검토하도록 하겠다"며 "우리사주제 도입은 신주 발행 할 때 하는 것이 좋은데, 회사가 (대주주의) 주식을 구입해서 성과급으로 분배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그동안 몇 차례의 위기와 어려움을 안정된 노사 관계를 바탕으로 해 임직원 모두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슬기롭게 극복하고,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환영 인사를 했다.

대우노조 관계자는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 '대우조선매각 대책위원회'를 조직 중에 있다"며 "차기 정기 대의원 대회에서 매각대책위 구성을 완료한 이후 본격적인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대우조선 노동자를 비롯한 천만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는 장본인이라면서 하루 빨리 노동자를 위한 정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앞으로 더욱 큰 반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고 노조관계는 경고했다.

대우노조, '노동자와의 대화 아니다'
애초 노 대통령은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해 대우조선노동조합(위원장 김국래, 이하 대우노조) 노조간부와 함께 '노동자와의 대화'를 가지기로 예정되었지만 무산되었다.

대우노조는 "최근 노무현 정권의 노동자 탄압정책으로 인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자살하거나 손배 가압류,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등을 유발시켰다"며 "지난 19일쯤 회사가 참석을 요청했지만 노무현 정권의 노동탄압정책을 바꾸지 않는 이상 참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종식 대우노조 사무국장은 "거제타임즈에 보도된 대로 '대우노조 측에서 강력히 요청 성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현 정권의 노동정책이 변화되지 않는 이상 형식적인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