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내년도에도 새마을지회 등 특정단체에 일부 고정 예산을 지원할 계획을 세운채 거제시의회에 예산심의로 넘겨 논란거리로 등장했다.

이는 내년부터 정액보조단체와 임의보조단체 구분을 없애고 심사를 거쳐 예산을 지원하겠다던 정부방침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시의회 예산 심의에서 논쟁을 벌이고 있다.

8일 거제시가 거제시의회 정기회 총무사회위원회에 제출한 ‘2003년도 일반.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을 보면 내년 시의 예산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보조금은 5억3,904만원이다. 이 가운데 새마을운동지회, 바르게살기운동, 한국자유총연맹 등 법률적 근거로 예산지원을 받아오던 정액보조단체와 거제YMCA, 거제YWCA, 초록빛깔사람들 등 일반 시민단체를 일컫는 임의보조단체에 공동으로 나눠줄 예산이다.

거제시, 정액보조단체지원 ‘사회단체보조금 조례 제정 이후 생각’

최근 정부가 형평성 문제에 고민하다가 내년부터 정액보조단체를 임의보조단체와 묶어 공정한 심사 뒤에 지원할 뜻을 밝힌 뒤의 첫 공동예산인 셈이다. 하지만 시가 특정단체에 한해 지원하던 일부 예산을 여전히 예전과 같이 지급할 계획을 세워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거제시 예산에 반영된 내용을 보면, 새마을운동지회는 총액 4천823만원중 자체금액 1천23만원, 시비보조금 3천6백만원이며, 그 중에도 경상비로 들어가는 인건비만 3천382만원이다. 또한 읍면동협의회(남여, 출장소 포함) 4천56만원으로 총 8천16만원이다.

바르게살기협의회는 총액 1천887만원 중 전액이 시비로 지원되며, 읍면동 2천72만원으로 총 2천908만원을 지원한다. 한국자유총연맹은 총액 2천318만원중 자비 1천186만원, 시비 2천2백만원을 지원할 것으로 예산을 올렸다.

시는 이밖에 총무과 산하 국내여비 중 국민운동단체(새마을, 바르게 자유총연맹) 지도협의회 400,000원, 행사실시 보상금 2백만원, 도교육 참석비(새마을, 바르게, 자유총연맹) 1천6백만원, 민간행사 보조위탁금(자유총연맹) 8백만원, 새마을 중앙교육비 2천239만원등 총 4천879만원이다. 따라서 이전의 정액보조단체에 지원되는 금액은 1억6419만원으로 파악되었다.

시의원들, ‘형평성에 벗어나’

이런 예산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사회단체보조금으로 충분히 지급할 수 있음에도 별도로 지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거제시 관계자는 “앞으로 사회단체보조금 조례를 제정해 수정보완해 나갈 것이다”며 “이번은 조례 미제정을 작년과 동일하다”고 말해 그대로 통과될 것을 거제시의회에 요청했다.

모 총사위 의원은 “사회단체보조금 조례가 제정된 이후 지급해도 된다”며 “다음에 조례를 제정한 이후에 심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또한 한 의원은 “이번 예산에 올라 온 것을 모두 삭감해도 문제 없냐”고 거제시 관계자에게 묻자, 거제시 예산담당은 “수정예산에 보완할 것이다”고 답변했다.

시의원들은 “이번 사회단체로 올라 온 예산은 기획실에서 모든 금액을 풀보조금으로 잡았다가 사회단체보조금 조례 제정이후 사업성 예산에 한정해 사업계획서를 받아 엄격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이에 거제시민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거제시민단체연대회의 관계자는 “예전과 크게 다른 게 없다”며 “정부가 원하는 방침과 벗어난 형편성에서 벗어난 예산이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일반보상금 명목으로 행사실비를 보조할 수는 있으나 단순행사참가자에게는 지급할 수 없다”며 “지급사례를 구체적으로 알아야 판단할 수 있는 문제다”고 말했다. 특히 “정액과 임의보조단체 지급에 대한 조례를 시군에서 제정해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시민은 “단체이름 보기보다는 그 단체가 하는 일을 보고 예산을 지급해야 한다”며 “예전부터 관행처럼 해 왔다고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오산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