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구제역으로 불리는 '퍼킨수스(Perkinsus)'가 제부도와 강화도 등 경기.인천지역은 물론 전남.북, 경남, 제주지역 등 서해와 남해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안산 탄도항 누애섬 등 서해 연근해에서 발생한 종패류 집단폐사도 퍼킨수스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대 최광식 교수는 8일 "지난 1997년부터 최근까지 바지락 등 종패류가 집단 폐사한 전국 연근해 22곳을 대상으로 퍼킨수스 감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경북 포항 등 동해 4곳을 제외하고 서해와 남해 전역에서 퍼킨수스 감염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 교수에 따르면 지난 1997년 바지락이 대량 폐사한 전북 곰소만의 경우 채집된 모든 바지락 개체들이 퍼킨수스에 감염됐고 같은 곳에서 채집된 피조개 일부와 전남 강진과 여수, 목포 등지에서 채집된 모든 바지락 개체들도 퍼킨수스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또 전남 장흥의 퍼킨수스 감염률이 97%에 달한 것을 비롯해 경남 거제와 사천, 인천 강화도 등지는 각각 93%, 화성 제부도 87%, 경남 김해 86%, 제주 성산 85%, 전남 완도 84% 등으로 높은 감염률을 보였다.

이 밖에 제주 서귀포가 70%, 경남 통영 66%, 제주 종달리 60%, 제주 추자도 23% 등의 감염률을 기록, 서해와 남해 전역으로 퍼킨수스 감염이 급속히 확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최 교수는 "바지락 등 종패류가 퍼킨수스에 감염될 경우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곧장 집단폐사로 이어진다"며 "이로 인해 갯벌의 산소 결핍은 물론 부유물질과 황 등이 증가, 해양 오염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국내에 퍼킨수스가 최초 발견된 건 지난 97년 전남 완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까지 학문연구 초기단계로 관련 전문가가 많지 않아 특별한 예방책이나 방역대책 등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