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이하 범국민위)는 10일 과거사특별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국방부에 의해 민간인학살 통합특별법을 축소되어 통과된 것은 부당하다며 항의하고 나섰다.

범국민위는 "이번 과거사 법안심사소위에서 통과된 특별법은 공무원을 중심으로 하는 실무소위원회를 구성하게 되었다"며 "애초 대통령 직속의 독립적인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런 형태로 구성되면 진상규명이 어렵다"며 "국방부가 나서 특별법이 축소되었다"고 국방부를 향해 비난했다.

다음은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의 성명서 전문이다. 

국방부의 반역사적이고 수구적인 행태를 규탄한다! - 국회과거사 특위 법안심사소위원회 통과에 즈음하여

12월 10일 국회 과거사진상규명등에관한특별위원회(이하 과거사특위)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사건진상규명및명예회복등에관한법률안' 등 4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민간인 희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온 '한국전쟁전후민간인학살진상규명범국민위원회(이하 범국민위)'는 과거사특위 위원들 특히 이날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의에 참여한 의원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며 존경의 뜻을 표한다. 뒤늦게 나마 국회가 50년 이상 통한의 눈물로 지내온 유족들의 염원을 해결하고 왜곡된 역사를 밝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지난 11월 26일 국회 공청회와 12월 8일 대체토론 그리고 12월 10일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과정에서 국방부는 말 바꾸기와 사실 왜곡하기 그리고 민간인 희생 문제에 대한 본질을 호도하는 작태를 보였다.  지난 11월 26일 통합특별법의 진상조사 대상범위에 인민군, 중공군, 북한 동조조직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국방부의 주장에, 민간인 희생문제에 대한 국가의 책임성이 더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국민통합이라는 차원에서 이를 전향적으로 수용한 바 있다. 또 일부 보도에서 나온 것과 같이 이 날 국방부는 적극적인 반대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후 12월 8일 국회 과거사특위 대체토론과정에서 입장이 돌변하여 통합특별법 제정 반대 입장을 천명하는 등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를 경시하고 오로지 일부 전직 장성들을 비호하기에 급급했다. 또 이날 12월 10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는 계속적으로 통합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다 의원들이 통합특별법 제정이 타당성이 있다고 일치된 의견을 갖자, 이번에는 합리적인 근거도 없이 오로지 국방부만을 위한 법안 구성을 시도했다. 과거사 문제 해결의 요체는 진상규명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적절한 방식의 명예회복을 하자는 정도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시종일관 진상규명을 반대하고 있다. 1996년 거창사건 등의 법률을 제정할 당시에도 국방부는 반대 입장을 보였고, 또 제주4.3사건 관련 법을 제정할 때에도 반대했다. 게다가 국방부는 민간인 희생 문제에 대해서 지금까지 정부 내에서 유일하게 반대해 입법을 지연시켜왔다. 민간인 희생의 가해자의 일부이면서 국민 앞에 반성하고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야 하는 개혁과제와 무관한 반시대적이고 반국민적인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아직도 우리 군대 내에 수구적인 세력이 포진되어 있다는 반증이다. 우리는 군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은폐하고 왜곡함으로써 그 기득권을 지키려는 국방부의 일부 수구적인 세력은 시대적인 개혁에 동참하고 있지 않다. 한국전쟁전후 민간인 희생 문제의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가해자로 의심되는 세력과의 타협이 아니라 독립적인 권한이 있는 독자 기관이 구성되어야만 가능하다. 이런 맥락에서 범국민위는 내각의 조정 역할을 하는 국무총리 산하에 그 위원회를 두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산하에 두어 철저한 독립성을 보장하는 위원회 설립을 주장했다. 따라서 당연히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은 독립적인 인사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관료 위원장을 주장해 결국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주장했다. 우리는 4.3사건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유골하나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허약한 법체계와 가해자인 국방부와의 타협으로 진상을 오히려 왜곡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를 우려해 왔다. 과거를 청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우리는 놓치고 있는 것이다. 경찰, 국방부, 행정자치부 관료 - 또는 가해 추정 기구 - 중심의 진상규명위원회는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되묻는다. 자신들이 다 알고 있고 다 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왜 진상조사를 하지 않았고 유족들의 원혼을 풀지 않았는가? 동시에 국방부의 반시대적인 작태라 밖에 할 수 없는 몰상식에 분노마저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일부 수구적이고 반시대적인 이념편향 국방부 관료들에 엄중히 경고한다. 그리고 그 구시대적인 낡은 입장과 단호히 싸워 나갈 것이다. 우리는 양식 있는 의원들의 올바른 과거사 인식과 미래 지향적인 관계 정립을 위한 입법적 노력에 거듭 감사를 표하고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하기 위해 힘써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03년 12월 11일   한국전쟁전후민간인학살진상규명범국민위원회 강화희생자유족회·거제유족회·거창유족회·고양금정굴양민학살희생자유족회·고창유족회·고흥유족회·괴산군사리면보련유족회·나주동창교양민학살사건진상규명추진위원회·나주봉황유족회·남양주진접면피학살유족회·단양괴개굴희생자대책위원회·대구유족회·대전형무소산내학살진상규명유족회·문경양민학살피학살자유족회·백조일손유족회·부경유족회·산청시천.삼장양민학살사건피학살자유족회·여수남면양민학살유족회·여순사건광양유족회·여순사건구례유족회·여순사건보성유족회·여순사건순천유족회·여순사건여수유족회·익산역미군폭격유족회·전주교도소유족회·정읍보도연맹유족회·(사)함평사건희생자유족회·함양도북유족회·해남군유족회 거제박물관·거창민예총·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고양금정굴양민학살사건진상규명및명예회복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고양시민회·광주NCC인권위원회·국제민주연대·나주문화원·나주사랑시민회·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민간인학살문제해결을위한경남지역모임·민간인학살진상규명충북대책위원회·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새사회연대·여수지역사회연구소·역사문제연구소·열린사회희망연대·인권운동사랑방·자유평등연대를위한인권운동센터(광주인권운동센터)·전국역사교사모임·전북평화와인권연대·전북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제주4·3연구소·지리산외공양민학살사건진상조사위원회·진주사랑청년회·참여자치거창시민연대·천주교청주교구정의평화위원회·파주시민회·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화와통일을위한시민연대

<1신 10일> 민간인학살통합특별법 통과

10일 국회 과거사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통합법을 비롯한 동학명예회복법, 반민족조사법, 일제강점하강제동원진상규명법 등을 심의하여 통과시켰다.

이날 소위원회는 내용상으로는 제주4.3법과 같은 형태의 국무총리가 위원장이 되고 20명의 위원을 두며 산하 실무위원회를 두는 형태로 조정되어 통과되었다.

민간인학살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 이창수 실장은 "애초 유족과 단체의 요구보다는 축소된 형태로 통과되었다"며 "우선 통합법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국방부의 계속되는 집요한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전쟁 반세기를 지나서 민간인학살을 규명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

한편, 이 법안들은 15일 과거사진상규명을위한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회부될 예정이다. 또한 민간인학살특별법과 함께 일제식민지 시대 반민족 행위자(친일파)에 대한 조사법도 통과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