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중인 거제공고의 뒷족 사면 옹벽을 지금의 설계대로 시공할 경우 불안정한 지충으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는 안전진단 결과가 나왔는데도, 경남도 교육청이 이에 대한 보강대책 마련을 외면하고 있다.

이 사안이 재난심의위원회에서 부결 된데다, 도교육감 등 결재선상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임기종료를 앞둔 상태라 예산확보 또한 쉽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바람에 지난 6월 이후 중단된 뒤쪽 사면 옹벽공사는 지금까지 손도 못대고 있고, 본건물 시공도 덩달아 늦어져 12월초 현재 전체공정이 18%에 그치는 등 내년 5월 준공목표가 어려워질 위기에 놓였다.

특히 거제공고측이 내년 5월 준공을 목표로 '조선캐디과'를 신설해 신입생까지 모집한 상태라, 준공이 지연될 경우 전체 학사일정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창원대 토목공학과 용역결과, '지반붕괴 진행중'
거제공고 신축공사를 맡고 있는 J건설 및 H토건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내린 집중호우로 신축 공사장 뒷쪽 사면 일부가 붕괴된 것을 발견하고 도교육청에 보고하자, 도교육청 감사실이 "전문기관에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공사를 재개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시공사측은 이에따라 2천만원의 자체예산을 들여 창원대 토목공학과측에 '사면안전성 검토'를 용역의뢰한 결과 "이 일대 지질은 '신구조'형태로 이뤄져 산사태와 같은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과거부터 수차례의 산사태가 있었고, 지금도 지반붕괴가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보강대책 수립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지난 8월 받았다.

창원대 토목공학과측은 특히 "지하수맥을 따라 지반붕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지금의 설계대로 단순옹벽만 시공할 경우 위로부터 흘려내리는 토임을 못이겨 결국 대형 산사태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공고 신축부지 바깥쪽 땅밑 30m까지 빗장을 치는 '의서앵커'시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공사측은 이같은 용역결과를 토대로 곧바로 도교육청에 설계변경을 요구했고, 도교육청관계자 등이 현지 확인 작업을 거쳐 설계용역에 착수할 단계에서, 지난 10월 느덧없이 재난심의위원회가 소집돼 이를 부결시켜 버렸다.

재난심의회, 부결돼...대책 막막해
부결사유에 대해 "단지 붕괴우려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15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기 어렵고, 지금은 지표면을 따라 임시 수로를 만들어 주고, 나중에 붕괴현상이 발생되면 그때가서 재시공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 주된 이유였다고 시공사측은 밝혔다.

이에 시공사관계자들은 "현지확인 등을 거쳐 설계변경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교육감 및 해당부서 국.과장 등 결재선상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임기말이라, 이 사안 처리를 의도적으로 회피하기 위해 재난심의회를 통해 부결시킨 것"이라며 "시행중에 있는 사업은 재난심의 대상이 아닌데도 이를 심의회에 회부한 것은 자체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들은 특히 "전문기관인 안전진단 용역결과 현재의 설계대로 시공하면 붕괴우려가 매우높고, 지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 보강대책 수립이 절실하다는 진단을 받았는데도, 단지 지금 붕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외면하는 격"이라며 "설계변경을 용인할 수 없다면 향후 이 문제로 인한 하자책임에 대해서도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현읍 고현리 산 60-12번지 일대 4만1천8백㎡ 부지에 5층규모 건물 5개동이 세워지는 거제공고는 지난 2월 진입로 개설공사를 시작으로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초현대식 기자재 등이 새로 도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