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거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작은 것은 아름답다’는 말은 환경운동가들의 좌우명과도 같은 말입니다. 그러나 기실 현실에서는 언제나 작은 것들은 묻혀버립니다. 큰 것들이 더 중요하거나 더 위대하지 않은 의미를 분명히 갖고 있어도 꼭 덩치에 밀려납니다.

거제도의 작은 갯벌, 오비갯벌의 가치도 그런 식입니다. 새만금이 서해안에서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갖는다면 새만금보다 수백 배나 작은 오비갯벌 또한 고현만에서 나름대로 소중한 생태적 입지에 놓여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작은 것들이 갖는 의미는 위대한 큰 것 하나보다 더 값 질 때가 많습니다. 작은 것들이 없으면 큰 것들이 생성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물방울 한 방울이 모여 냇물이 되고 강물이 되는 이치이며, 작은 풀꽃들과 키 작은 나무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큰 산을 이루어내고, 작고 소중하고 빛나는 마음들이 반딧불이처럼 살아서 모여 있을 때, 사회가 건강해지는 이치입니다.

우리네 사람 또한 스스로 이 자연계에서 작아도 아주 작은 존재란 것을 겸허히 알고, 더욱 더 자신을 낮추고 땅의 생명과 가까이할수록 아름다워진다고 믿습니다. 큰 길, 큰 차, 큰 집, 큰 돈을 더 크게 얻기 위해 얼마나 더 무수한 죄를 지어야하는지요.

우리는 올 한 해 사금파리처럼 빛나는 그런 것들에 대해 눈빛과 귀를 여는 빗소리 같은 환경운동을 펼쳐 보려합니다. 그대 도민일보 또한, 캄캄한 어둠의 바다에서 어선들을 맞고 또 보내는, 그런 작고 묵묵하고 소중한 일에 대해 묵인하지 않으리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