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부산-창원-거제-진주를 민주노동당에서는 '진보벨트'라 부르면서, 오는 17대 총선에서 ‘승리’를 장담하고 나섰다. 경남에서 민주노동당으로 총선에 출마하는 인사들이 새해 들어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총선 전략과 함께 포부를 밝혔다.

민주노동당 경남도지부(지부장 임수태)가 마련한 총선 후보자 기자간담회가 8일 오전 11시 창원호텔에서 열렸다. 권영길 대표(창원을)를 비롯해, 손석형 민주노총 경남도본부장(창원갑), 나양주 전 대우조선 노조 위원장(거제), 강병기 전 전농 정책실장(진주), 주대환 민주노동당 지구당 위원장(마산합포), 임수태 지부장, 정동화 창원시의회 부의장, 이종엽 여월태 창원시의원, 이재구 민주노동당 창원을지구당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민주노동당은 창원을 현역의원인 이주영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것과 관련, 그 어느때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의원이 권 대표와 경쟁에서 부담을 느꼈기 때문에 도지사 보궐선거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더라도 창원을에서는 자신 있다는 분위기다.

권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 인사말을 통해 “진보벨트가 ‘희망의 벨트’가 될 것”이라면서, “이번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어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것”이라 말했다. 권 대표는 “전국적으로 지역구에서 5석, 전국구에서 5석을 목표로 했는데, 최근 여러 상황으로 볼 때 진보벨트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충청권 등에서도 각각 1석 이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임수태 지부장은 경남권 총선 전략을 설명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차떼기 정당’이고, 열린우리당은 ‘차떼기 오십보백보당’이다”면서 “경남권에서 오는 2월 안으로 김해와 양산, 거창함양, 남해하동 등지에서도 지구당을 창당하고 후보를 낼 것”이라 말했다.

출마 후보들도 포부를 밝혔다. 손석형 본부장은 “민주노동당이 정책정당의 대안이라는 생각으로 총선에 임해 승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나양주씨는 “이전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출퇴근을 했는데 얼마전부터 통근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사람들과 접촉한다"며 "지금까지 민주노동당이 선거에 출마해서 정체성을 알리는 차원이었다면 이번 총선은 당선이 목표다"고 말했다.

강병기씨는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는 영남권이라 할 수 있는데, 진주가 도농통합도시로서 도시빈민과 농민들의 힘을 모아, 총선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겠다”고 말했다. 주대환씨는 “지난 4년간 당의 정책을 지역민들에게 많이 알렸다”며 “어느 때보다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 꿈이 현실화될 수 있는 기회로 본다”고 말했다.

총선 출마자 5명 오는 2월 사면복권 기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는 사면복권 등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총선 출마예상자 가운데 전국적으로 5명이 아직까지 사면복권이 되지 않은 상태다. 경남의 경우 손석형씨와 강병기씨가 집시법 위반 등으로 사면복권이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권영길 대표는 “지난 해 8.15 사면복권 때 기대를 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오는 2월 노무현 대통령 취임 1주년 때 사면복권이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손석형씨는 “7일 지구당 대의원 회의를 열고, 곧 후보 선출을 한 뒤, 2월까지 사면복권이 되지 않을 경우 다른 사람을 후보로 내고, 나는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병기씨는 “사면복권이 안된 상태이다보니 당원들이 걱정을 하기도 한다”면서, “사면복권이 되면 지구당에서 공식적으로 후보 선출대회를 가질 것”이라 말했다.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이 창원을 불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 권영길 대표는 “한나라당은 30년 이상 이 나라를 망친 당이고 수구보수정당으로, 창원을에서 이번 총선의 대상은 이주영 의원 개인이 아니라 한나라당이다”면서 “한나라당 후보가 누가 나오든지 간에 더 열심히 할 것”이라 말했다.

또 '창원을의 경우 민주노동당 대표가 출마하기에 예우 차원에서 열린우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그 대신 다른 지역과 연대를 하자는 의견도 있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권 대표는 “그것은 열린우리당의 정략적 사고에서 나온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고, 보수정당의 거래 형식이 될 수 있어 경계한다”고 말했다.

또 권영길 대표는 '한국노총의 사회민주당과 민주노총의 민주노동당이 이번 총선에서 사활을 건 대결을 벌일 것'이라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권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조직의 운명을 건 대결을 한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관점이 잘못되었다”면서 “모든 진보정당이 함께해야 하고, 거기에는 한국노총도 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노총 소속의 금융노조에서 사회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통합해야 한다는 입장을 낸 것과 관련해, 권 대표는 “어떠한 차원에서 그런 주장을 했는지 진위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노동계가 총선에서 대결하는 자세로 비쳐져서는 안 되고, 상호보완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 윤성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