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생활필수품이 된 지금 `공해'로  자리잡은 휴대폰 스팸메시지가 검찰의 철퇴를 맞으면서 그 운영실태가 공개됐다.

    검찰이 파악한 통계에 따르면 하루평균 700만통, 연 평균 25억5천만통의 휴대폰 스팸 메시지가 발송된 것으로 나타나 우리 국민들은 `스팸 메시지 공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비슷한 성격의 인터넷 스팸메일과 달리 휴대폰 스팸 메시지의 경우 일상생활 중에 불청객처럼 찾아와 생활의 리듬을 깨고, 불쾌감을 주는 등 폐해가 컸지만 그동안 관련 법의 미비 등을 이유로 적극적인 처벌을 하지 못했던 게 사실.

    특히 25억5천만통의 연간 휴대폰 스팸메시지 중 80%가량은  폰팅업체가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고, 약 400개 업체가 난립한 국내 폰팅업은 연 매출 2천400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추정된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번에 대표가 구속된 9개 폰팅업체의 경우 총  1천만~2천만통의  스팸메시지를 발송한 뒤 응답자에게 시간당 정보사용료 6만원~10만여원을 부과함으로써 10억~37억원 상당을 벌어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들은 문자메시지 발송기 등을 이용, 메시지를 뿌리는 과정에서  마구잡이식 숫자조합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적으로 보낸 경우도 있었고, 불법적으로 수집한 전화번호 리스트를 근거로 발송한 경우도 있었다.

    이번 수사 대상에 오른 한 업체의 경우 대표가 조사받고 있는 와중에 그 업체의 스팸 메시지가 주임검사에게 전달되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었으며,  폰팅업자들 조차 검찰 조사과정에서 `불시에 날아오는 스팸메시지가 상당히 짜증스러웠다'고 토로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또 선별수신이나 수신거부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날아오는 문자메시지는  대부분 `성'과 관련된 자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폐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한  정보통신부의 고시내용이 일부 불명확해 청소년에 유해한 스팸메시지가 아무런 행정.형사상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며 "관련법류 및 제도상 문제점이 수사에서 드러나 유관기관들과 개선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검찰조사에서 적발된 폰팅업체들은 대부분 인터넷과 신문 등에  익명 여성들의 얼굴사진을 마치 폰팅상대 여성인 양 허위로 게재한 뒤 고용한 여성들에게 자신의 신분을 속일 것을 주문하는 등 사기행태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
    검찰이 확보한 폰팅업체 고용여성들의 업무 매뉴얼에 따르면 이들 여성들은  남성과 통화시 `여성회원일뿐 돈을 받는 직원이 아니다. 좋은 인연을  만들고  싶어서 가입했더니 당신과 연결됐다'는 식으로 말하도록 교육받았다.

    고용여성들은 또 남성회원으로부터 `폰팅으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냐'고 추궁당하면 `그런 곳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역으로 질문하도록 지시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업주가 고용여성들에게 제공한 `대화시 유용한 백문백답'에는  `기억에 남는 섹스파트너' `처음보는 이성이 성관계를 갖자고 하면' 등 상당수가  개인의 성경험과 성적 취향 등에 대한 질문들이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