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거제와 부산 가덕도를 연결하는 거가대교의 저도 통과 조건으로 발주처에 해군 휴양콘도시설 건립을 요구해 이를 관철시킨 것으로 드러나 말썽을 빚고있다.

    19일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건설조합에 따르면 거가대교 발주처인 부산시와  경남도는 2000년 3월 노선확정 당시 해군과 교량의 저도통과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해군측이 저도에 휴양시설을 신축해 기부하는 조건을 노선통과 동의조건으로 제시했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당시 해군측이 저도가 군사요충지임을 들어 노선통과를 허용하지 않자 이 요구를 수용했으며 최근 구성된 민자컨소시엄 업체인  GK해상도로㈜는 이같은 조건에 따라 기본설계에 해군 콘도시설을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이 제시한 휴양시설은 저도의 남서쪽 해변의 기존 해군숙소  인근  6천여평 부지에 건평 1천평, 객실 100개(1실 10평)규모의 콘도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조합 관계자는 "당시 해군과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었는데다  해군의 동의가 없으면 사업진행에 큰 차질이 예상돼 휴양시설을 기부채납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군측은 "교량의 통과를 동의해준 대가로 휴양시설을  요구한  적이 없다"며 "이같은 합의가 있었다면 당사자간의 입장을 배려한 실무적인 차원의  약속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저도의 거제시 반환을 요구해온 거제시 의회는 "해군은  그동안  저도가 군사요충지여서 반환을 할 수 없다고 말해 왔으나 자기들의 휴양시설로 만들기 위한 변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비난했다.

    한편 저도는 국유지로 현재 국방부 행정자산으로 분류돼 해군이 관리를 맡고 있으나 행정구역은 거제시 장목면에 편입돼 있어 거제시가 지난해부터 관리권  반환을 계속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