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졸속 지정 후유증이 속출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자연환경에 대한
충분한 사전검토 없이 구역으로 지정하는 바람에 뒤늦게 개발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곳이 잇따르고 있다. 개발 면적 축소로 인해 국제업무·해사 등 중요 기능이 위축되면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전체 개발계획도 차질이 우려된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하 구역청)과 토지공사 부산진해사업단은 최근 진해시 가주동 일원 가주지구(국제업무·해사·주거 기능)의 개발계획에 대해 환경부와 환경영향평가(초안) 협의를 벌인 결과, 개발사업 면적(기존 115만7600㎡)의 대폭 축소가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14일 밝혔다. 가주지구에는 개발이 어려운 '녹지자연도' 7·8등급 지역 35만9000㎡(31%)를 포함해 환경생태지역, 경남도 지정 문화재(청룡대각석), 문화재조사구역 등 제약 요소들이 전체 면적의 52%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식생이 양호한 녹지자연도 7·8등급 지역과 경남도 지정 문화재(반경 300m 이내 개발행위 제한) 등을 보전할 것'을 통보했다.
토공은 지난 13일 구역청에서 열린 현황 보고를 통해 이 지구 개발면적을 71만2300㎡(1안) 또는 62만1400㎡(2안)로 줄이는 2개 방안을 제시한 뒤 경제성 측면에서 2안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구 내 국제업무 및 해사 기능 용지는 13만1800㎡에서 6만7000㎡로 축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중심지인 가주지구 기능이 크게 위축되면서 다른 개발지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업무 및 해사 기능은 외국기업에 대한 컨설팅 금융 회계 등 경영 관련 업무와 신항만의 항만물류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것이다. 구역청 관계자는 "경남도 등 관계기관들과 협의해 축소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생산 및 주거 단지로 조성되는 진해시 마천동 일원의 마천지구(188만6000㎡) 또한 지구 내에 산림 및 유원지, 제척지, 신항 배후도로 통과 예정지, 군사보호시설 등의 제약요소를 감안할 때 개발면적의 상당 부분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역청은 앞서 지난 8월 보배 캠퍼스지구(진해시 두동 산224 일원)에 대해서도 전체 165만3000㎡ 중 78만5100㎡만 개발하기로 하는 등 사업규모를 대폭 줄였다.
토공 관계자는 "가주·마천지구 등은 제약요소가 워낙 많아 개발지구 지정이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구시영 기자 ksyoung@kookje.co.k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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