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불법 대선자금 모금사건의 부정적 이미지를 씻기 위해 당명 개정 등 제2창당 수준의 일대개혁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최병렬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에서 밝힌 정치개혁 구상을 조기에 실천하기 위해 중앙당사 규모를 대폭 축소 또는 폐지하고 명실상부한 원내정당화를 구축키로 했다. 이는 500억원이 넘는 불법 대선자금 모금사건 이후 당 지지도가 연일 급락하면서 4월 총선 전망이 불투명해지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한 고위 당직자는 이날 '현재의 한나라당 이미지로는 17대 총선을 도저히 치를 수 없다'며 '당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일대 개혁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3월 17대 총선 선대위 발족과 함께 현재 당명을 개정키로 했다.

이와 관련,당내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이 선진 한국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선진한국당'과 '미래한국당' 등 2~3개의 당명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또 조직이나 자금이 취약한 상황에서 인물면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후보를 압도해야 한다고 보고 대대적인 공천물갈이와 함께 참신성과 도덕성을 두루 갖춘 외부인사를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키로 했다.

이와 함께 4월 15일 17대 총선이 끝나자마자 원내정당화를 조기 추진키로 하고 구체적인 세부일정을 잡고 있다. 300여명에 달하는 사무처 요원들을 국회 정책전문위원이나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파견하고 현재 당사에 있는 대표실과 원내총무실도 국회로 옮기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방침이 성사될 경우 막대한 당 운영비를 대폭 감축할 수 있어 중앙당과 개인후원회가 필요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당의 한 관계자는 '4월 총선이 끝나면 곧바로 원내정당화를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인 작업이 진행 중이며,그 전 단계로 사무처 요원들을 선대위 산하기구에 분산 배치해 놓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당·정치개혁 방안 추진과 함께 '차떼기당' 등 불법 대선자금 모금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및 시·도지부와 천안연수원 조기 매각해 이를 국고에 환수하는 방안을 적?추진키로 했다.

<부산일보.권기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