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개봉될 `아나토미2(Anatomy2)'는 의과대학 해부학 교실을 무대로 펼쳐지는 공포스릴러 영화. 2001년 소개된 전편에 비하면  공포적 요소는 줄어든 반면 SF액션의 성격이 가미됐다.

    의과대학생 요(바르나비 메슈라트)는 근육수축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동생과 홀어머니를 고향에 남겨둔 채 베를린의 유명 대학병원 인턴으로 출근한다.  첨단 의학지식을 익혀 동생의 병을 치료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요의 기대대로 이곳에는 첨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뮐러 박사(헤르베르트 크나우프)와 그를 따르는 수련의들은 인공근육 연구에 몰두하고 있어 요는 제안을 받자마자 주저없이 뮐러의 특별 연구팀 일원이 된다.

    그러나 얼마 있지 않아 그는 갈등에 빠진다. 의사의 윤리를 어기고 자신의 몸에 인공근육을 이식하는 생체실험을 해야 하는 것이다. 뮐러가 아끼던 제자가 연회장에서 메스로 온몸을 베어 자살했다는 흉흉한 소문이 들려오는가 하면 여형사가 찾아와 특별연구팀의 비밀을 캐고 다닌다. 거대한 음모에 빠졌음을 깨닫는  순간  동료들은 이탈자를 막기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는다.

    `킹덤' 시리즈는 폐허가 된 고성 못지않게 첨단 시설을 갖춘 현대식 병원도  공포영화의 무대로 손색이 없음을 잘 보여주었다. 특히 메스로 사람 몸뚱이를 베고 장기를 자르는 해부학 교실은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를 잘 드러낸다. `아나토미'  시리즈에서는 시체도 아닌 산 사람의 몸에 칼을 대는 장면이 자주 등장해 머리가 쭈뼛해지고 진땀이 흐른다.

    전편으로 고어영화(사지가 절단되고 장기가 드러나는 잔인한 영화)  마니아들의 지지를 이끌어낸 슈테판 루조비츠키 감독은 독특한 코미디 `신이 버린 특공대'를 선보인 뒤 속편의 메가폰을 잡았다.

    의사의 윤리와 연구성과에 대한 집착 사이의 갈등이라는 주제 의식과  독일영화답지 않게 빠른 진행은 돋보이지만 전편보다 공포감과 새로움은 떨어진다. 아시아인에 대한 무지와 선입관도 눈에 거슬린다.

    `스페니쉬 아파트먼트'에 얼굴을 내밀었던 바르나비 메슈라트가 주인공을  맡았고 독일의 인기 탤런트 헤르베르트 크나우프와 `레지던트 이블'의 하이케  마카츠가 각각 뮐러 박사와 그의 추종자 빅토리아로 등장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