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계획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시기인 것 같다. 금연, 다이어트, 외국어 공부, 가계부 작성 등 갖가지 계획을 세웠지만 대부분 그렇듯 쉽게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계부 작성만은 다시한번 시작해 보자. 수입과 지출, 신용카드 사용금액 등을 꼬박꼬박 계산기 두드려가며 적어가기란 쉽지 않지만 하루 이틀 미루고, 한 두건 작성을 놓치게 되면 어느새 가계부는 구석에 처박혀 잊히게 된다. 올해는 자산과 부채 등을 자동으로 관리해주는 전자가계부로 재테크의 첫발을 내디뎌보자.

◇왜 전자가계부인가

전자가계부는 인터넷 접속만 할 수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수입과 지출 내역을 기록할 수 있고 통장, 카드, 자동이체 등을 관리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소비패턴 분석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처음 전자가계부를 작성하려면 왠지 복잡하고 번거롭게 생각된다. 각 사이트에서 여러 가지 기능을 제공할수록 고려해야 하고 챙겨야 할 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음 한번만 익히고 수고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대부분의 서비스를 자동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이 ‘전자가계부’의 장점이다.

전자가계부는 거래하는 은행의 통장 계좌를 등록해두면 자동으로 거래 내용을 끌어와 입출금 내역을 정리해 가계부를 작성해준다. 각 은행이 제공하는 가계부도 통장 내역과 카드 내역을 항목별로 정리 분석해 자산관리를 도와준다.

거래 내용이 자동으로 입력되지 않는 가계부를 이용할 때도 계좌내용과 거래내용을 인터넷 상에서 복사해 전자가계부로 옮길 수 있으므로 일일이 적어넣어야 하는 종이가계부를 작성하는 것보다는 편리하다.

마이너스 통장이나 대출이 있을 때는 대출금 내용과 이자 납입 내역도 자동으로 정리해준다. 특정 은행의 전자가계부를 이용하면서 전체 금융기관의 모든 거래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기능도 확산되고 있다.

계좌 통합 관리서비스는 해당 은행 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은행·증권·보험 등 각 금융기관에 있는 계좌 정보를 하나로 묶어 자동 정리해주는 기능이다. 본인의 통장 뿐 아니라 가족의 통장과 카드도 함께 등록해 놓으면 가족 전체의 수입과 지출 관리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또 지출이 얼마나 늘어나고 줄어드는지, 수입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등 자산과 부채 변동을 일목요연하게 그래프로 만들어 출력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특히 전자가계부 서비스와 함께 각종 기념일 관리, 금융상품 소개 등 재테크 정보 제공, 자산 분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통합 자산관리를 해주는 사이트가 많은 만큼 ‘숨은 기능’을 잘 이용하면 알뜰한 가계를 꾸릴 수 있다.

◇어디서 구하나

전자가계부는 경남·국민·우리·하나 등 거의 모든 은행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중 신한은행은 자회사인 ‘이모든닷컴(www.emoden.com)’을 운영하며 연간 3만원의 유료 전자가계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나머지 은행은 무료로 운영한다.

대부분 은행은 인터넷 뱅킹에 가입한 고객이면 무료로 전자가계부를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여성포털사이트와 전자가계부 전문 사이트 등에서 서비스하고 있데, 여자와닷컴(www.yeozawa.com), 이지가계부(www.ezaccount.co.kr), 이지데이(www.ezday.co.kr) 홈시스템(www.homesystem.co.kr) 등이 있다. 제공하는 가계부가 모두 조금씩 기능의 차이가 있으므로, 기본 기능과 거래 금융기관, 부가서비스 등을 잘 따져 자신에게 적합한 전자가계부를 찾는 게 좋다.

◇어떻게 작성하나

전자가계부는 손에 익으면 사용이 매우 편리하지만, 자산을 통합관리하기 위해서는 맨 처음의 기본적인 수고는 감수해야 한다.

사이트마다 서비스 내용이나 사용 방법 등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해당 가계부의 매뉴얼을 잘 익혀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통장과 카드의 계좌 정보를 등록하고, 직접 관리할 자산과 부채 항목을 등록하는 등 개인이 제일 처음 해야 할 일은 비슷하다.

초보자들은 각 사이트의 ‘게시판’을 잘 활용하면 알짜 기능을 빨리 익히는데 도움이 된다. 은행 가계부를 이용할 경우에는 주거래 은행 홈페이지에서 전자가계부를 다운받는게 낫다. 거래하고 있는 모든 금융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 후 이용할 수 있으며, 이 번거로운 과정을 한번 거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각 사이트에 일일이 접속하지 않아도 한 은행의 홈페이지를 통해 한꺼번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전자가계부를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첫째, 자동으로 관리할 통장과 신용카드, 백화점카드 등의 계좌 정보를 계좌통합서비스에 등록해야 한다.

통장의 경우 계좌번호·비밀번호·주민등록 번호 등을 입력해야 하며, 신용카드와 백화점 카드는 해당 카드사·백화점의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 가입 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이용 내역을 끌어와 자동정리할 수 있다.

그 다음에는 수동으로 관리할 자산과 부채들의 계정을 개인에 맞도록 등록한다.

기본적인 대출금, 금융상품 투자 이외에도 전세금, 곗돈 등 개개인에게 적합한 계정을 따로 등록해놓으면 ‘나만의 편리한 가계부’가 탄생하는 것이다. 또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수입과 지출 항목을 세분화하는 등 수정·추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