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 의원이  `안풍(安風.안기부예산전용의혹)사건' 돈의 출처가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이라고 밝힘에  따라 직접 당사자인 YS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YS가 입을 여느냐 여부 및 어떤 내용을 털어놓느냐에 따라 쉽게 진상에  접근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선 또다른 정치적 파문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YS가 침묵을 지킬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YS는 그동안 "대통령이 된 후 정치자금을 단 한푼도 받지 않았다"고 공언해왔던 만큼  어떤 성격의 돈이든 자신이 개입돼 있음을 스스로 `고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반면 김기섭(金己燮) 전 안기부 운영차장은 계속해서 `안기부 예산'임을 주장하며 YS감싸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향후 재판과정에서 김기섭 전 운영차장이 강삼재  의원에게 직접 돈을 줬다고까지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따라 YS와 강 의원, 검찰 사이에 치열한 진실게임이 전개되는 상황이 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편 강 의원의 주장이 제기된지 이틀째인 7일 YS는 지금까지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던 배드민턴 모임에 나오지 않는등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YS 자택 주변에는 전날에 이어 새벽부터 취재진들이 모여들었지만 YS측에  파견나온 경호실 관계자로부터 "오늘은 운동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말만 듣고는 헛걸음을 돌려야했다.

    경비를 맡은 전경들은 YS 자택으로 통하는 모든 통로에서 출입자들을 일일이 체크하며 외부인의 접근을 철저히 막았다.

    상도동 비서진들도 강 의원의 발언에 대해선 일절 언급을 피했으며 YS 대변인격인 박종웅(朴鍾雄) 의원도 기자들과의 접촉을 피했다. (연합)

(관련기사들)

<< YS `안풍 자금' 침묵 >(종합)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측은 6일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 의원이 `안풍(安風)' 사건과 관련, 신한국당 사무총장  재직 중 청와대에서 YS로부터 940억원을 받았다고 진술하자 당혹스러워 하면서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상도동 자택에서 비서진들로부터 강 의원의 진술내용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기수(金基洙) 비서실장을 비롯한 비서진들은 보고를 받은 뒤 YS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 답하지 않은채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은 이날 부산에서 지역구민들을  상대로 의정보고회를 갖다가 기자들로부터 강 의원의 법정진술 내용을 전해듣고는 "정말 강 의원이 그런 말을 했느냐"고 반문하는 등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박 의원은 강 의원의 법정진술에 대한 기자들의 논평 요구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을 만나뵙고 말하겠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저녁 상경해 상도동으로 김 전 대통령을 찾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김 전 대통령이 `올 필요가 없다. 상도동에 오면 언론에 한마디라도  할  수  밖에 없는데 나는 할 말이 없다'고 말해 상도동 방문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도동측은 또 오후들어 취재진들이 몰리자 자택으로 통하는 골목길에 있는  초소에서부터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상도동 관계자들은 강 의원의 발언을 "상상도 못할 일"이라면서 YS를 옹호하기도 했다.

    문민정부 시절 청와대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강 총장은 아마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하면 죄가 감해지거나 무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식으로 진술한 것 아니냐"며 "뭔가 오판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 거제에서 무소속으로 총선출마를 선언한 YS의 차남 현철씨측도 강 총장의 진술이 지역 민심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는 등 바짝 긴장한 모습이었다. (연합)

     
< `안풍 YS자금' 진술과 총선정국 > 
 지난 15대 총선 당시 `안풍사건' 자금 940억원의 출처가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이라고 공개한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 전  의원의 폭탄선언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특히 17대 총선을 60여일 앞둔 상황에서 법원이 YS를 내달 12일 열릴 공판의 증인으로 채택함에 따라 안풍사건이 총선정국에 변수중 하나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강 의원의 진술로 검찰의 YS에 대한 전면수사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상황에 따라서는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에 이어 또다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강 의원이 돈의 출처를 YS로 지목했을 뿐 자금의 성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문제의 자금이 안기부자금인지 YS의 `비자금'인지 등 사건의 구체적인 실체는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자금의 성격에 따른 각당별 이해득실을 따지면서 공방을  벌이는 등 벌써부터 총선을 염두에 둔 신경전에 돌입했다.

    한나라당은 강 의원의 진술로 `국고횡령당'에 이은 `차떼기당'이란 오명 가운데 한가지 낙인에서는 벗어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일단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당장 박 진(朴 振) 대변인은 "강 의원의 고백은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했고 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도 "YS가 나서서 역사적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국고를 선거자금에 유용했다는 `파렴치범'의  누명을 벗는다 하더라도 YS로부터 940억원대의 정치자금을 받아 선거에  사용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때문이다.

    물론 과거보다는 많이 약해졌지만 부산.경남 지역에 정치적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김 전 대통령이 안풍사건의 핵심인물로 부상하면서 이번 사건의 파장이 이 지역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한나라당으로서는 고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강 의원의 진술을 안풍사건의  본질을  희석하기 위한 `물타기용'이라고 폄하하며 한나라당을 공격하고 나섰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수석부대변인은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한 강 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보호하기 위해 YS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으로  보인다"고했고, 열린우리당 정기남(鄭基南) 부대변인도 "안기부자금이든 당선축하금이든 한나라당의 잘못이 명백하므로 불법자금을 국고에 환수하고 사과해야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을 최대한 `부패당'으로 각인시켜야 총선에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반면 강 의원의 진술은 자금의 성격여하를 떠나서 정경유착 등 정치권의 뿌리깊은 불법자금 관행에 대한 폐해를 다시한번 드러내면서 정치권의 정치개혁 노력에 가속도를 내도록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앞서 5.6공의 태두인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두전직 대통령이 수천억원대의 비자금 사건으로 사법부의 심판을 받은데 이어 3당합당을 통해 정권창출에  성공, `문민정부'를 탄생시켰던 YS마저 사법처리의 대상이 될 경우 망국적 정경유착과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다시한번 일깨워주는 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YS의 고향인 경남 거제에서 무소속으로 총선출마를  선언하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에게 미칠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철씨가 이번 사건을 `정치적 탄압' 등으로 규정하며 총선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정치적 심판을 받겠다고 나서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연합)

    한나라 "국고횡령 누명 벗었다"
한나라당은 6일 `안풍(安風)사건'과 관련,  강삼재(姜三載) 의원이 `자금의 출처를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이라고 전격  공개하자 `국고횡령당'의 누명을 벗게 됐다며 반겼다.

    한나라당은 나아가 `차떼기당' 이미지에 갇혀 크게 저하된 당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반전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검찰의 `왜곡수사'에 화살을 겨냥했다.

    박 진(朴 振)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나라당은 선거자금으로 국가예산을  전용한 적이 없고 안기부 예산을 쓴 적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면서 "한나라당이 나랏돈으로 선거를 치렀다는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은 "지금까지 김대중(金大中) 정권의 정치적  의도에 따라 안풍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우리를 마치 국고를 유용한 파렴치한 정당으로 몰아 붙였으나 법원은 강 의원의 진술을 바탕으로 계좌를 추적해 올바른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洪準杓) 전략기획위원장도 "검찰은 아마 애초부터 안기부 자금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번 재판을 계기로 안풍사건이  정치적  목적하에 이뤄진 왜곡수사라는 사실이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국고를 유용했다는 `파렴치' 혐의를 벗는다 하더라도  YS로부터 900억원대의 정치자금을 전달받아 선거에 사용한 것은 부인할 수 없어 `부정부패당'의 뿌리라는 `원죄'까지 해소하긴 힘들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었다.

    한편 경남 거제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YS 차남 현철씨측은 강 의원의  진술내용을 즉각 확인하며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했다.

    김씨측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오랫동안 근무했지만 강 의원의 진술이 가능한 얘기인지는 모르겠다"며 "상황을 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95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사무총장으로, 김기섭(金己燮) 당시 안기부차장이 257억원을 지원하는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덕룡(金德龍) 의원측은 "그동안 우리는 문제의 돈을 한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해왔다"며 언급을 피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