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자금 최초출처 추적..당시 수사검사 복귀
재판부, "검찰 요청 오면 소환 필요성 검토"

대검 중수부(안대희 부장)는 7일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안풍' 자금 940억원을 받았다는 한나라당 강삼재  의원의  법정 진술과 관련, 강 의원과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을 신속한 시일내 소환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전까지 오는 27일 `안풍' 차기 공판에서 김 전 차장이 법정에 제출할 진술서 내용과 증언을 파악한 뒤에 이들 두 사람을 소환조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히기도 했으나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안풍' 재판부와의  협의를  거쳐 조기 소환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삼재. 김기섭 이들 두 사람에 대한 조사는 2000-2001년 대검 중수2과장으로서 `안풍' 사건 주임검사를 맡았고 현재 이 사건에 대한 공소유지를 담당하고 있는  박용석  성남지청 차장(전임 통영지청장)이 맡게 될 것이라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검찰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 여부에 대해서는 "이들 두 사람을 조사해본 뒤에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박영석 전 통영지청장은 재임 중 양정식 시장을 구속시킨 지청장으로 이번에 또  YS를 조사하게 된다면 거제와는 묘한 인연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

(관련기사) < `안풍 새국면' 총선 영향줄까 >

강삼재(姜三載) 의원이 지난 6일 안풍(安風)  사건 항소심 공판에서 `안풍자금 출처는 YS'라고 `폭탄진술'을 함에 따라  안풍사건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오는 4.15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일단 강 의원의 진술로 그동안 시달려온  `국고도둑'이라는  누명을 벗어나게 된 점이 이번 총선에 적지않은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강 의원의 법정진술이 알려진 직후 박 진(朴 振) 대변인이 "강의원이 고뇌에 찬 결단을 내림으로써 마침내 한나라당이 나랏돈으로 선거를 치렀다는  억울한  누명을 벗게 됐다"며 `환영논평'을 낸 데서도 이런 당내기류를 엿볼 수 있다.

    핵심 당직자는 "DJ정권이 조작한 안풍사건이 한나라당의 부패이미지를 결정적으로 심화시킨 사건중 하나였는데 이제 국고도둑이란 누명을 벗게 됐다"며 "이번 총선에서 이를 널리 알릴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해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무죄를 적극 홍보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총선을 앞두고 당보배포 등을 통해 강 의원의  법정진술 내용을 널리 홍보하는 대책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주계를 중심으로 당 일각에선 강 의원의 폭탄진술이 당에  별  도움이되지 않고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계 한 의원은 "YS가 우리의 득표에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YS가 한나라당에 독기를 품으면 상황은 달라진다"며 "특히 강 의원이 정치적 스승인 YS에게 비수를 꼽았다는 `배신론'이 확산될 경우 PK지역이 위험해 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 의원이 YS의 총애로 급성장을 했고, YS가 돈을 줬다 해도 사적인 용도가 아니라 당의 선거자금으로 줬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며 ""강 의원이 이번 진술로 자신의 명예회복은 할 수 있을 진 모르지만 YS를 배신했다는 점 때문에 지역구에서 정치적 재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YS가 한나라당의 득표율을 높이는 플러스 요인은 될 수 없지만 득표율을 낮추는 마이너스 요인은 될 수 있다는 것으로, 지도부도 내심 이 점을 우려해 강 의원 진술이 나온 이후에도 YS 관련 언급을 일체 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새국면을 맞은 안풍사건이 이번 총선때 YS의 고향인 경남  거제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차남 현철씨의 당락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