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우조선노동조합(위원장 김국래)은 “대우조선 기계의장팀에서 지난 1월 28일과 30일 잇따라 두 건의 산재사고가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재해보고서도 제출하지 않은 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박원열 대우조선 안전보건팀장은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통상 1개월 이내에 보고서를 제출하면 된다”며 “노조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의도적으로 은폐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산재은폐’ 논란은 기계의장팀 현장 노동자의 제보에 의해 밝혀진 것으로 그 자세한 내용을 보면, 지난 1월 28일 김모씨가 기계설치 작업 중 손가락 골절상을 입고 4주간 치료를 요하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부서는 재해보고서도 제출하지 않은 채 환자 본인과 협의, B코드(인사상 코드 명칭, 일명 잔업)로 근태를 잡아주었으며, 그에 대한 임금을 지불하기로 했다. 김씨는 3주간 치료 후 복직했지만 아직 완치되지 않은 상태.

엄모씨 역시 지난 1월 30일에 작업 중 머리를 부딪혀 목에 충격을 받고 대우병원에서의 진단을 받았다. 검사 결과, 물리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았으나 부서 안전담당자와 협의 후 2주 동안 집에서 요양 치료했으며, 근태는 A코드(8시간)로 처리했다.

이들 두 명의 환자는 2주 후에도 완쾌되지 않아 부서담당자와 대우병원에서 재차 진료를 받았다. 대우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2~3주 더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이에 환자 본인들은 진단서를 발부받아 병원 치료를 요구했지만 부서에는 하루 1시간씩 사내물리치료실을 이용하라고 권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노조측- ‘산재은폐 관련자 징계요구’, 회사측- ‘인사권 고유권한’

이에 대우조선 노사는 지난 22일 회의를 열어 산재처리 절차 간소화, 재해보고서 노동조합 통보 신속히 처리, ‘산재은폐’ 문책 등을 논의했다.

대우조선 노사 양측은 ▲산재처리 절차를 간소화하고, ▲재해보고서 노동조합 통보 신속히 처리한 것으로 결정을 내렸지만, ‘산재은폐’ 문제는 격론을 벌였지만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날 대우노조는 "산업재해 은폐자를 징계하라"고 회사측에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위원 전원 합의로 팀 안전담당자, 파트장, 팀장에 대해 직책해제를 징계위원회에 요구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대우조선 안전보건팀 관계자는 노조에서 주장하는 직책해제를 놓고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명의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되 직위해제라는 문책의 내용을 명시하지 말자”고 전제하고 “인사상 문제는 회사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받아 드릴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노조측은 "현행 단체협상에 따라 산재은폐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문책하도록 되어 있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대우노조, 회사 관계자 검찰청에 고소고발해

한편, 25, 26일 양일간 노조는 회사를 상대로 관련자를 포함해 대검찰청에 고소고발한 상태이며, 회사측은 여전히 자체적으로 징계처리할 계획에 있어 노사간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회사측은 “일방적으로 노조측이 산재를 은폐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반면에 노조측은 “임시 산안보회의에서 산재은폐를 시인했다”며 “고소고발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에 고소고발한 것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다시 사업장 내에서 산재은폐가 일어나지 않도록 실태를 파악하고 강력하게 대처해 달라는 의미에서 검찰청에 고소고발하게 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