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능포 동쪽에 있는 양지암 부근은 육군 해안대대의 기지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은 일제식민지 시대부터 일본해군 기지로 이용하다가 해방과 더불어 해제되었다. 그러나 해방 이후 양지암 부근은 일본 대마도와 인접해 있고 해안방어 차원에서 다시 군부대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일본 국립문서관(國立文書館)에 소장되어 있는 육군기밀문서는 조선경찰비밀문서 27호속에 "요기지대내주민등 진정서제출(要基地帶內住民等 陳情書提出)" 보고서를 찾을 수 있다. 그 보고서는 능포 주민들의 진해만 요새중 양지암 부근을 해제해 달라는 건의와 주민들 생활환경 등 자세한 현황을 기록해 놓았다.
보고서 작성시기는 1928년 3월 30일 조선군사령관 김곡범삼(金谷範三)이 일본 육군대신 백천의즉(白川義則)에게 보내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실제 보고는 조선헌병대사령관이 직접 보고한 것으로 되어 있다.

능포 요새와 주민들
당시 능포 주민들은 양지암과 능포 전역을 진해만요새기지권으로 묶여 있어 해제를 요청하는 전정서를 제출하면서 여론을 형성시켰다. 그때 주민들의 진정서 요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조선헌병대사령부에서 일본 육군대신에게 보고한 능포주민들의 진정서 내용이다. 그 당시 헌병대사령부는 능포 지역의 인구, 생활경제, 사회 구성 형태 등을 상세히 조사하여 보고서로 제출하였다.
보고서의 서문을 보면, "진해만 요기지대 경남 통영군 이운면 능포리 주민 56명이 대정 13년(1924) 동지(同地) 부근에 요기지대로 편입되어 산림, 어업권 등 각각 제한을 받고 있다"며, 특히 "최근 그 지역 주민들에게 대부중인 군용지에 군부에서 식림을 위하여 각종 경작지를 함부로 훼손하여 생활불편이 우려되고 있다" 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일부 군당의 잘못을 인정하는 듯하나 정밀한 조사를 통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적고 있다. 이에 1928년 1월 27일 일본 헌병대 축성부(築城部) 진해만 지부장은 자체 조사한 것을 제출하게 되었다.
진해 지부는 "현지조사를 통하여 주민생활상 고초나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판명되어 본 헌병대 지부장, 군당국 기타 관아에서 조회해 계수적 현황을 조사하여 보낸다" 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럼 진해 지부에서 작성한 능포지역의 인구, 생활경제, 사회구성 등을 살펴보자. 이전의 능포에 대한 상세한 기록이 없어 알 수 없었던 것을 발견할 수 있다.
  
 1. 호구
    진정 부락 능포리 122호, 인구 583명. 기타 부근 주민은 이운면 장승포 404호·인구 172명, 아양리 117호·인구 344명이다.

 2. 능포리 주민 생업(生業)의 상태(狀態)
  주민 122호 중 독립적으로 농어에 종사하는 27호를 제외한 전부 일일 노동자로 대부분 같은 지역 향추(香椎)어장(일본인 자본가)에 종사하고 있다. 같은 리 주민들은 어장의 경영악화로 어업 부진에 따라 수입이 적어 생계가 궁핍하다고 한다.

3. 육군 용지에 있는 민유지 매수 결과 피해 등
  생활자원에 영향, 어업, 산림, 경작지 등 문제점 발견 

이 진정서는 일본 해군기지의 군용지로 지정되면서 생활경제적 악영향을 받고 있음을 지적하고 해제시켜 달라는 내용이다. 능포 지역은 양지암에서 옥명 마을까지 해군 군용지로 설정됨에 따라 경작지, 산림, 어업권 등 많은 제한을 받아야 했다.   
이 당시 대부분 주민들은 어업과 밭농사 등에 종사하고 있었으며, 특히 군용지로 지정되면서 어황(漁況)도 불투명해 경제적 궁핍이 심화되어 살림살이조차 어려웠다. 이러한 주민들의 호소는 일본 해군의 대륙침략을 위해 무작위로 군용지를 설정하면서 발생했던 것이다.
당시 부산 축성본부의 조사보고서에 나온 몇 가지 문제점을 살펴보면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첫째, 능포 부근 일대는 진해만 요새기지로 편입됨에 따라 수년간 각종 시설들을 설치하고 여러 문제점을 낳았다. 1928년 1월 능포 주민들은 능포청년회 정기대회를 개최하여 군용지 확장에 따른 주민불편을 성토하고 해제시켜 줄 것을 요구하였다. 이날 윤상학(尹尙學), 이두만(李斗晩) 두 위원과 56명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1월 27일 부산에 소재하고 있는 부산축성부 진해만지부에다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주민들은 군용지 부근에 설치되어 있는 건물과 일부 구역을 해제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조선헌병대사령부는 양지암 부근의 동쪽 마을 5,60호를 강제 이주시키는 방법을 강구하게 되었다. 이에 해군측은 헌병대 사령부에서 제안한 강제이주에 대해 난감하다는 의사를 전달하게 된다.
또한 일본인 자본가 오따 슈지로는 어장운영에 큰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일부 군용지를 해제해 달라고 공문을 별도로 발송하게 된다. 오따는 "자기의 영업에 크게 방해된다" 라는 것이며, 능포 주민들 항의도 거세져 동조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반대 여론에 해군측은 바로 조사단을 파견하여 오따의 생각대로 진행되는가 싶었는데, 정반대로 결론을 내리게 된다. 부산 축성본부는 군사목적과 전쟁을 위한 방어책이기 때문이라고 반기를 든 것이다.
1928년 3월 15일 축성본부 지부는 진해헌병분대, 경상남도, 통영군 공무원 등으로 구성되어 형식적인 조사와 간담회로 마무리 짓게 되었다.
결국 주민들 요구는 일제의 침략전쟁과 반대된다는 이유만으로 완전히 묵살되고 말았다. 그때 주민들은 "농사 짓을 수 있는 땅을, 자유롭게 어업 활동할 수 있는 환경, 민유지(民有地)에 대한 보상과 매매를 요청"했으나 성취할 수 없었다. 주민들의 군용지 해제 운동은 일본 자본가 방해로 실패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