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임시정부엔 한국인이 없다.'

최근 중국권 한국 문화재가 중국을 찾는 한국 학생 등에게 역사 탐방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위치한 우리 문화재가 중국의 장삿속을 채우는 도구로 전락하고 있어 문제점을 던져주고 있다.

상해 임시정부 등 우리 문화재는 매년 수억원에 달하는 입장료 등 모든 수익을 중국측이 고스란히 챙기면서도 정작 한국인 관광객을 위한 한국인 안내원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관광객과 외교부 등에 따르면 한 해 20만명이 다녀가는 상해 임시정부 청사에 정작 한국인 관광객을 위한 한국인 안내원은 단 한명도 없이 운영되고 있다.

현재 이곳엔 평균 15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며 전원 상해시를 통해 취업한 현지 중국인들이다.

그러나 이들 중국인 안내원들은 대부분 몇 개월 정도 한국어 공부를 하고 배치돼 상해 임시정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마저 없는 경우가 많다.

임시정부 대소사를 중국인에게 듣다보니 내용이 부실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상해 임시정부를 다녀온 김모씨는 당시 안내원에게 추가 질문을 했으나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설마 이곳에 한국인 안내원이 단 한명도 없을까하고 생각한 김씨는 안내원 전체가 중국인이란 사실을 알고 상대적인 불쾌감만 느끼고 돌아왔다.

     
최근 한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상해 임시정부를 비롯해 중국 내 한국 관련 문화재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매년 수억원에 달하는 입장료 수입은 고스란히 중국측에 넘어가고 있다.

상해 임시정부의 경우 한 해 입장료만 인민폐 15원(한화 2300원 정도)로, 한 해 20만명이 다녀가는 가는 것을 감안하면 5억원가량의 수익을 챙기고 있다.

이에 따라 주머니를 털리고 대접마저 섭섭히 받은 한국 관광객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으나 정작 외교부는 민감한 사안을 거론하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 내 한국 관련 문화재와 관련해 중국의 장삿속에 혀를 내두를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최근 고구려사 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이 있어 외교적으로 개선을 요구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충남대 김상기 교수(국사학과)는 "상해 임시정부 등은 전 세계적으로 주요한 역사장소지만 장삿속만 챙기는 중국은 이들 관광객들을 위한 배려가 전혀 없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 정부의 적절한 대응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대전매일'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