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없는 인생은 없다. 아무리 어렵고 고통스러운 삶이라 하더라도 그 자체에는 커다란 의미가 있다.”

4일 오전 마산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김수환 추기경 초청 강연에서 김 추기경은 최근 자살사건이 빈발한 데 대해 이 같이 말하고 삶의 본질적인 의미를 강연했다.<관련기사 19면>

‘참으로 사람답게 사는 법’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에서 김수환 추기경은 한국이 자살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세계 1위라고 할 정도로 많다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사람의 인생이란 살다가 죽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에 삶의 본질적인 의미가 있다”며 인간 생명의 존엄과 평등을 강조했다.

김 추기경은 또 최근 사회적으로 충격을 주었던 부산시장과 현대아산 사장 등의 자살을 사례로 들며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 있더라도 삶 자체에 있는 의미를 깨닫고 느껴야 한다”며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들은 독일군의 학살이 자행될 때에도 삶에 대해 ‘YES’라고 말하는 긍정적인 삶의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김 추기경은 “청소년들이 삶이란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진 소중한 것이라는 점을 깨닫고 자신뿐만 아니라 이웃을 배려하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완성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 추기경은 정치적인 문제에 대한 언급은 피했는데 최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에게 국내 정세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발언을 둘러싸고 서울 지역 몇몇 언론 사이에서 일고 있는 보수·개혁 논쟁에 대해서는 “찬반은 있을 수 있지만 감정적인 대처와 인신비판은 발전적인 자세가 아니다”며 “보혁 모두 좀더 공부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날 초청 강연은 마산MBC 35주년 기념으로 마련됐다.

한편 김 추기경은 마산시 완월동 성지학교에서 주교 서품을 받았고 천주교 마산교구장으로 2년간 재임한 적도 있는 등 마산과 인연을 갖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이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