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배포...아직은 선거법 위반
 
4·15 총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 룰'인 정치관계법이 국회에서 의결되지 않아 원외 신인 출마후보들이 '얼굴알리기'에 애를 먹고 있다.

현역의원을 제외한 원외인사, 정치신인들은 선거법 통과지연으로 명함 한장 제대로 돌릴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얼굴 도장 찍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을 토로하고 있다.

예비후보들은 '두더지 굴파기' 식으로 이름만 찍은 명함을 대거 배포하는가 하면 상가 등을 낮에  '번개 문상'이나 '초대받지 못한 손님노릇'을 하기도 하고 지역구를 하루에도 몇 차례씩 반복·순방하며 활동을 하고 있다.

더욱이 선거법·정당법·정치자금법 등 개정선거법은 8일로 예정된 임시국회를 통과가 불투명 할 뿐만 아니라 통과하더라도 3일간의 공고 및 정부이송 기간 등을 고려하면 시행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정치신인들은 공식 선거사무소 설치, 선거 관련 성명·전화번호·학력 등이 기재된 명함을 배포할 수 없는 현행법에 손발이 꽁꽁 묶여, 현역의원에 비해 불이익을 감수하는 가운데 연구소 등 다른 방법으로만 자신을 알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거제지역에서 출마하는 모 후보는 "지난해부터 부지런히 다른 직위의 명함을 배포했다"며 "어떻게 보면 선거법에 위반될지 모르지만 다른 방법이 없는데다 다른 후보들도 명함배포를 하고 있어 어쩔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모후보의 경우 자신의 지역구를 '여러 개로 잘게 쪼갠 후' 반복해서 순회하고 있는데 선관위 감시를  피하기 위해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또 다른 모후보는 "사실상 정당의 후보임에도 불구, 정견이나 정책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못하고  '도와 달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명함을 받은 사람들이 '뭘 도와 달라는 말이냐'고  반문하면 답변이 쉽지 않다"고 선거활동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선거법이 통과되지 않아 선거홍보물이나 정견발표를 위한 유인물 배포는 할 수 없어 지지자들과 함께 지역을 돌아다니며 '손 잡는 일'만 하고 있다"며  "공조직의 경우 돈선거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어 현재 가동이 곤란한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선거법이 강화된다고 하지만 실제 선거국면에서 자원봉사자가 얼마나 활동하겠는가.  오히려 더 은밀한 상태의 돈선거 우려도 있다. 중소정당의 후보는 당선권에서 좀 멀어져 있다고 해서 언론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고 막판 돈살포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 정치신인은 "지역주민들은 신인들의 속사정도 모른 채, 얼굴도 내밀지 않는다며 질책하는 경우도 많다"며 "총선이 40여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러다간 명함 한번 제대로 내밀지 못한 채 선거를 치러야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