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꿈의 상대는 왕자에서 톱스타로  바뀐 지 오래. 이제는 소녀들이 인기 가수나 유명 배우와의 데이트를 꿈꾸며  팬  레터를 보내고 이들이 나타나는 곳마다 기웃거린다.

    19일 개봉할 `내 생애 최고의 데이트(원제 Win a Date with Tad  Hamilton!)'에 등장하는 태드 해밀턴(조시 두하멜)이 바로 현대판 왕자. 당대 최고의 `꽃미남'  스타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웨스트 버지니아 작은 마을의 슈퍼마켓 점원 로잘리  퍼치(케이트  보즈워스)는 태드의 골수 팬. 어릴 때부터 친구이자 동료인 피트(토퍼 그레이스)와  캐시(지니퍼 굿윈)와 함께 태드의 영화를 보고 그에 관한 수다를 떠는 것이 큰 낙이다.

    그런 로잘리에게 꿈 같은 일이 일어난다. `태드 해밀턴과 데이트하기' 콘테스트에 응모했다가 1등으로 당첨돼 할리우드로 초대를 받은 것이다. 이  행사는  태드의 매니지먼트사가 잦은 염문과 마약으로 추락한 태드의 이미지를 높여보려고 꾸민 것. 태드는 시골 처녀와의 만남이 내키지 않지만 큰 배역을 따내기 위해 보도진들의  플래시 세례 속에 데이트에 나선다.

    하루 만에 `마법'이 풀리고 평범 슈퍼마켓 점원으로 돌아온 로잘리에게 진짜 동화 같은 일이 일어난다. 태드가 순수한 로잘리의 매력에 반해 웨스트 버지니아로 이사온 것이다. 캐시를 비롯한 동료들은 선망의 시선을 보내며  축하해주지만  남몰래 로잘리와의 사랑을 키워온 피트의 가슴은 찢어질 듯하다. 이때부터 피트는 방해공작에 나서는데 달걀로 바위 치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쯤 되면 대부분의 관객은 결말을 짐작할 만하다. 영화도 관객의 예상을  한치도 벗어나지 않아 오히려 관객이 허탈해할 정도. 현대판 신데렐라 이야기는 뻔한 교훈극으로 끝을 맺는다.

    3년 전 `금발이 너무해'로 세간의 선입관을 통쾌하게 뒤집었던  로버트  루게틱 감독은 전작의 성공에 비해서는 너무 평이한 발상으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고,  전작의 실패를 그대로 반복하며 지나치게 안이한 결말로 매듭을 지었다.

    그나마 줄거리의 진부함을 만회해주는 것은 풋풋한 얼굴의 출연진. 케이트 보즈워스나 토퍼 그레이스는 주변에서 쉽게 마주칠 것 같은 친근한 인상이면서도 눈부신 매력을 담고 있다. 조시 두하멜도 배역에 잘 맞는 마스크를 지녔다.

    상영시간 95분. 12세 이상 관람가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