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7일 서울대학교에서 전국 고등학생 2644명을 대상으로 경제학 문제를 내놓고 제1회 고교생 학력 경시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에서 해성고등학교(교장 윤길수)는 1.2학년을 중심으로 23명(지도교사 민성기)이 참가 단체부 격려상과 지도교사상을 15일 수상했다.

서울대 교수 30명이 직접 출제한 객관식 60문제에 대한 응시생 평균 점수는 38점에 머물렀다. 하지만 고등학교 사회과목 선생님들로 구성된 검토위원 6명이 문제 원안을 풀어본 결과, 고등 학생보다 점수가 오히려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학생들이 푼 문제는 원안에서 전문용어를 순화시키고, 몇몇 고난이도 문제를 제외한 것이기 때문에 단순비교는 어렵다는게 KDI측의 설명이다.

김중수 KDI원장은 최근 사석에서 "학생들의 경제지식이 선생님보다 높게 나온데 대해 놀랐다"고  말했다.

대상인 재정경제부장관상을 차지한 서울 휘문고 2학년생은 무려 59점을 맞아 KDI출제위원들을 놀라게 했다. 단체대상인 교육부장관상은 포철고에 돌아갔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의견을 논하라'는 주관식문제의 최우수작은상은 민족사관학교 1학년 여학생이 받게 됐다.

그러나 영재교육으로 유명한 민족사관학교가 단체상을 받지 못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 민족사관고등학교는 각 지역별 1개 학교에 주어지는 시도 교육감상만 받았다.

민사고는 1학년때부터 그레고리 맨큐 미국 대통령 경제자문관이 쓴 '맨큐의 경제학'을 공부한다.  KDI 관계자는 "영어 원서로 공부하는데다 '넓이'보다는 '깊이'를 파고드는 교육방식이 객관식 문제를 푸는데 불리했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KDI측은 "현 교육제도 아래서는 대부분 고등학교 1학년때까지 배우는 경제지식이 평생 경제지식의 전부"라며 "경제문맹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제경시대회같은 기회가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상식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며 대회장상과 기념품이 수상되며 시상식과 더불어 우리나라 경제교육의 문제점을 진단해 보는 세미나도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