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노동계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해 탄핵불복종을 선언하고 범국민적 운동에 들어갔다.

민중연대와 환경운동연합·녹색연합 등 전국 220개 시민단체는 12일 오후 국회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한데 대해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회 쿠데타”라며 ‘탄핵 불복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동성명서에서 “의회 쿠데타가 감행됐다”며 “국민의 피로 이룩한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범국민적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13일에도 서울 종로구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시민단체 비상시국회의를 열기로 하고 같은 날 오후 6시부터는 서울 광화문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87년 6월 항쟁 투쟁장소에서 집회를 갖기로 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남윤인순 대표는 정치권이 이성을 잃고 탄핵안을 가결시킨 것은 당리당략에 따른 것이라며 국회의원이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에 대해 심판하고 6월 항쟁 정신으로 돌아가서 민주주의를 수호하자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최열 대표는 3선 개헌이 통과돼 법에 의한 폭력의 결과를 목도하고 학생운동에 뛰어든 69년 9월 이후 35년이 흐른 지금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국민들이 힘을 합쳐 87년의 염원을 담은 6월 정신을 완성하자고 주문했다.

여성단체연합·정의구현사제단·민노총 등 ‘성토’

오늘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서 비상시국회의

전국농민회총연맹 문경식 의장은 국회 쿠데타가 자행된 것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며 농민·노동자·서민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투쟁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와 천주교마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천주교정의구현마산교구사제단 등 도내 시민단체와 종교계서도 성명서와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들이 민주당·한나라당을 17대 총선에서 심판할 것이라고 맹 비난했다.

이들은 “오늘을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총칼 없는 의회 쿠데타로 기록할 것”이라며 “역사에 길이 남을 수치스러운 날”이라고 강조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대표 백남해 신부는 “백성들이 불안하고 지친 마음을 더욱 어둡게 만드는 것들이 바로 탄핵을 주도한 민주당·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라며 “비뚤어진 눈과 탐욕으로 가득한 민주·한나라당 기득권 연합당을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심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오후 8시 긴급 중앙집행위 회의를 가진 민주노총도 이날 성명에서 노무현 정권의 국정 운영 미숙이라는 빌미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거대 야당의 폭거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