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 탄핵무효 100만인 대회가 남도 거제에서도 진행됐다. 20일 오후 6시, 거제시민단체연대회의 주최로 거제시 신현읍 중곡동 덕산공원에서‘탄핵정국 규탄 그리고 우리들의 문화이야기’행사와 '탄핵원천무효 서명운동'을 함께 가졌다.

저녁 7시로 접어들자, 삼삼오오 모여든 300여명의 거제시민들은 집회장소 덕산공원에서 촛불을 하나둘씩 밝히면서 탄핵원천 무효를 외치기 시작했다. 시민단체연대회는 "18일에 계획했던 이 행사는 전국적인 촛불집회에 맞춰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일정을 맞추었다"며 "시민들에게 집회를 알리는데 쉽지 않아 참석율이 불투명했다"고 말하고 "7시 이후로 시민들이 많이 모여들어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본 행사에 들어가기 전, 거제풍물패인 '소리울'팀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문화한마당을 펼치고 연이어, 지역내 락그룹인 '한반도' 공연으로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시민들, '탄핵 무효' 요구

이날 김수영 거제YMCA 이사장은 규탄사를 통해 "국민과 국가를 위기로 몰아 넣은 야3당은 의회쿠데타를 주도했다"며 "16대 국회 193명의 국회의원들은 대통령을 탄핵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탄핵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핵철회 문화한마당에 참석한 황성희(소설가)씨는 준비해 온 시를 낭독하면서 한층 분위기를 높여갔다.

우리는 보았다.

2004년 3월 21일
우리는 쓰러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보았다.
그들의 쿠데타로 찢겨진 나라를 보았고
휴지조각이되어 나부러진 헌법을 보았다.

이미 국민으로부터 사망선고를 받은 국회가
오히려 대통령에게 사망선고를 내리는 것을 보았다.
두눈으로 보고서는 믿을 수 없는
마른 하늘의 날벼락같은 쿠데타를 보았다.

낭독 시가 끝나자 시민들은 '맞아 탄핵은 원천 무효'하면서 함성을 질렀다. 또한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온 초등학교들과 친구들끼리 모여들은 중고생들까지 차가운 땅바닥에 앉아 '광야에서'라는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흥겨운 축제 마당으로 이어졌다.

부모님과 함께 온 김아라(10, 초등학생)양은 "국회의원 아저씨들이 더 나쁘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며 "언제까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을 했다.

시민자유발언대에 나선 창원에서 온 한 시민은 "요즘 태진아나 나훈나보다 유명한 사람들이 차떼기 당과 민주당 국회의원들이다"며 "매일 밤마다 그들을 대상으로 촛불집회를 하는 것을 보면 당연히 인기연예인들을 뺨친다"고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와 민주당을 비꼬았다.
탄핵철회 촛불행진, 큰 무리없이 진행돼 밤 8시 30분 문화행사가 절정에 이르자, 박동철 거제경실련 대표는 "오늘 우리의 집회를 보고 검찰과 경찰이 '불법집회'라면서 촛불행진을 할 경우에는 처벌하겠다 한다"며 "오늘 여러분의 의견에 따라 할 것이니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묻자, 참석한 시민들은 "촛불집회를 하자"고 외치자 일순간 촛불을 들고 질서정연하게 모여들었다.

시민들은 집회장소인 덕산공원에서 거제수협까지 약 2km를 도보로 행진하면서 '탄핵 원천무효'를 외치면서 거리마다 촛불을 수놓았다.

이에 경찰은 “이 집회가 정상적인 집회신고를 거쳐 별도의 통제는 없을 것이다”며 "애초 집회신고가 오후 5시부터 6시30분까지인데 밤늦게 진행되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박동철 거제경실련 대표는 "이번 집회는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평화적 문화마당이며 정당한 국민의 권리이기 때문에 큰 문제없다"고 말했다.

밤 9시 20분, 시민들은 거제수협 마트 앞에서 정리집회를 마치고 모두 귀가하면서 "언제든지 또 집회에 나오겠다"며 "아무리 검찰이나 경찰이 막는다고 해도 나올 것이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