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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선거구, 탄핵돌풍으로 지지율 급변

2004년 03월 22일 (월) 00:00:00

전갑생

jkh2000kr@hanmail.net

서부경남지역에서 통영고성선거구와 더불어 격전지로 알려진 거제 선거구는 탄핵정국의 여파로 지지율 변화를 겪으면서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16일 거제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MBC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지율에서 장상훈 열린우리당 후보가 우세, 당선 가능성에서는 김기춘 한나라당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나양주 민주노동당 후보가 15.5%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YS 차남인 김현철 무소속 후보(지지율 5.5% 당선율 4.2%)와 이동명 민주당 후보(0.4%, 0.5%), 황영석 자민련 후보(0.6%, 0.0%) 등은 지지율에서 6%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격전지 거제, 탄핵으로 지지율 변동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대통령 탄핵 가결을 주도한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대한 시민들의 정서가 반영되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탄핵가결 전인 7일 마산MBC가 거제 주민 6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장상훈 후보와 나양주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7.3%, 6.7%였으나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각 27.3%, 15.5%로 급상승했다. 반면 김기춘 후보의 지지도는 18.5%에서 16.5%로 하락했다.

김기춘 후보, ‘2강에서 1강으로 간다’

탄핵정국에서 초점으로 등장한 김기춘 한나라당 후보 측은 헌재 탄핵심판에서 검사역을 맡게 되어 지지율이 급락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 후보 측근은 “이번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탄핵 때문이다”며 인식하고 “열린우리당의 상승은 거품일 수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또한 “방송언론이 국민과 시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대통령 탄핵 원인을 제대로 국민들이 몰라서 불러온 결과다”고 전제하고 “앞으로 대통령 탄핵정당성을 알리고 홍보하는데 주력할 것이며 거제의 큰 인물임을 부각할 것이다”고 김 후보측 관계자가 말했다.

김기춘 법사위원장은 문화방송과 인터뷰에서 “그 동안의 여론조사에 있어서는 줄곧 제가 두 배를 앞서 왔는데 이번에는 탄핵정국과 관련해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해 탄핵역풍을 우려했다.

장상훈 후보, ‘2강구도 굳어져’

탄핵정국의 수혜자인 장상훈 열린우리당 후보 측은 “이미 2강 구도로 좁혀졌다”며 “국민과 시민들의 마음이 서서히 우리당으로 모여 들고 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고 밝은 표정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에서 머물러 있지 않고 정책정당과 개혁성을 홍보해 나가면서 지지율을 본 선거까지 이끌어 가겠다”고 변광룡 선거홍보팀장은 말했다. 장 후보측은 “탄핵정국이 선거막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김기춘 후보보다 당선율도 역전시킬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나양주 후보, ‘지지율 15% 전진을 위한 것’

민주노동당은 ‘전진을 위한 15.5%’라면서 고무적인 현상이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우조선과 삼성조선 대공장지역인 거제에서 첫 국회진출을 확신하고 있는 나양주 민주노동당 후보는 “(MBC) 여론조사는 민주노동당의 최대 지지자들인 양대 조선소 노동자들이 출근 이후 실시된 것으로 상당히 거품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15.5% 지지율은 전진을 위한 것이며, 열린우리당의 27% 지지율은 떨어질 위험성을 지닌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본 선거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나양주 후보는 “거제지역 양대 조선 노동자들의 투표향방에 따라 현 상황에서 급진전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결국 거제시민의 선택은 민주노동당이다”고 말했다.

나머지 후보들, 낮은 지지율에 ‘난감’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김현철 무소속 후보, 이동명 민주당 후보, 황영석 자민련 후보 등은 대통령 탄핵과 겹쳐 지지율이 낮아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24일 김영삼 전 대통령이 거제 방문을 앞고 있는 가운데 김현철 후보 측은 "MBC의 여론조사결과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이미 문화방송은 언론사로써 공정성을 상실한 상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여론 결과는 탄핵정국으로 인해 일시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며 "앞으로 대 반격이 시작될 것이고 승리는 우리것이다"고 김 후보 측근은 말했다.

이동명 민주당 후보는 “이번 여론조사는 신빙성이 없다”며 “일부 방송언론사가 집중적으로 홍보해 준 결과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다음주 국면 전환으로 달라질 것이다”며 “앞으로 민주당이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황영석 자민련 후보는 “지난 마산MBC 여론조사보다 낮게 나와 당혹스럽다”며 “한번은 겪어야 할 일이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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