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후보 사퇴 직후 선거관계자들이 잇달아 구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지자들이 지역신문 인터넷 게시판에 '사표(死票)'를 조장하는 글을 올리는 등 후유증을 보이고 있다.

김현철씨 후보 사퇴 이후 일부 지지자들이 '범민주시민 김현철살리기 운동본부'를 결성해 경남 거제지역 지역신문 인터넷 게시판에 사표 심리를 조장하는 글을 올려 "6번(김현철씨 기호)에 투표합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 거제는 이른바 '3공 정치'(공포, 공작, 공안정치)가 거제시민을 유린하고 있다"며 "어느 누가 보아도 김현철 죽이기가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김기춘 한나라당 후보를 겨냥해 "민주인사를 탄압하고 거제지역의 자신의 정적을 무참히 짓밟은 유신헌법 초안자는 반드시 역사의 심판, 거제시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9일 오전 10시 한나라당 김기춘 후보는 선거사무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난무하는 흑색선전과 음해성 루머에 거제시민이 현혹되지 말라"면서 "김현철씨의 사퇴를 놓고 야합이니, 일부 김현철 선거관계자들이 구속된 것을 나 때문이다라는 소문은 전혀 사실과 관계없다"고 해명했다.

김기춘 후보는 "같은 후보였던 점에서 중도 사퇴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거제 미래발전을 위해 용기 있는 결단이었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열린우리당 장상훈 후보측은 "일부 김현철씨 지지자들이 사표심리를 이용해 선거분위기를 흐리고 있다"며 "현철씨 지지자들이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 관심거리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나양주 후보측은 "김현철씨 지지자들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쪽으로 가지 않을 것이다"며 "현재 김현철씨 조직이 모두 흩어졌으나 일부 세력들이 사표 운동을 벌인다"고 말했다.

사표 운동, 선거에 영향줄까?

서부경남지역의 '접전지'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거제선거구의 판세가 김현철씨 사퇴로 어떤 후보에게 기울지 큰 관심거리로 등장, 각 후보자들이 손익계산을 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김현철씨의 지지자들이 대부분 특정정당에 기울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예측하기 힘들다는 게 지역신문 기자들의 중론이다. 또한 선거여론 전문가들은 여론조사결과만 놓고 보면 김현철씨의 지지율은 6~7% 정도로 양강 구도에서 박빙으로 이어질 경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거제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일부 김현철 지지자들이 인터넷 게시판을 이용하여 사표운동을 벌이는 것은 현행 선거법상 규정이 없어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스럽다"며 "대책을 강구 중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