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개봉하는 영화 '네드 켈리'는 호주판 임꺽정쯤 되는 실존인물 네드 켈리의 삶을 다룬 영화다.

    19세기 후반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던 호주. 경찰을 사살하고 쫓기는 신세가  된 네드는 1878년부터 3년 동안 은행을 털고 이 돈을 가난한 농민들에게 나눠주는 등 '의적'으로 이름을 날리지만 결국 붙잡혀 스물다섯의 나이에 사형을 당한다.

    그가 당시 민중의 지지를 받았던 이유는 차별받던 아일랜드계와 빈민들의  처지를 대변했기 때문. 장문의 편지로 영국과 영국 경찰, 호주 총리 등에게  선전포고를 한 그에게 영국 여왕은 거액의 현상금을 내걸고 그럴수록 그의 인기는 높아진다.

    영화는 주인공의 삶 중 경찰들과 갈등을 빚은 후 교수형에 처해지는 5년에 집중하고 있다. 영화가 주는 장중함의 재미는 일단 배우들의 호연과 실화 특유의 사실성에서 온 것. 하지만 이 영웅을 낳은 시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탓에 네드 켈리라는 실존 인물이 낯선 관객들에게는 울림의 강도가 다소 약해질 수밖에 없는 듯하다.

    주인공 네드 역을 맡은 배우는 호주 출신으로 '기사 윌리엄'과 '몬스터 볼'  등에 출연했던 히스 레저. '머홀랜드 드라이브'의 나오미 왓츠가 그를 사랑하는  유부녀 역을 맡았다. 이밖에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레골라스'역으로  친근한  올란도 블룸의 얼굴도 주인공 무리 중에서 볼 수 있지만 존재감이나 연기 모두에서 히스 레저에 비하면 떨어져 보인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나 '러브 액츄얼리' 등을 만든 워킹 타이틀사(社)의  호주 지사 WTA가 제작을 맡았으며 로버트 드루의 소설 'Our Sunshine'을 바탕으로 했다.

    호주 동부의 퀸즐랜드. 아일랜드계 청년 네드 켈리(히스 레저)는 이제 막  출감했다. 투옥 사유는 절도에 이은 경찰 폭행. 어머니와 동생들이 함께 사는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식민지배의 불합리함이 있는 한 경찰들과의 관계는  여전히  위태롭기만 하다.

    결국 경찰의 모함으로 네드는 또다시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된다. 경찰에  연락을 해봐도 결백을 믿어주지 않고 어머니는 그 대신 투옥되는 신세가 된다.  일이  커진 것은 다른 형제들과 함께 도망다니던 그가 뜻하지 않게 경찰 세 명을 살해하면서다. 이제 이들에게 거액의 현상금까지 걸리게 되니 사태는 걷잡을 수 없어 보인다.

    특이한 것은 도피 생활이 길어질수록 사람들이 이들에게 은근한 지지를  보내는 것. 영국 여왕 앞으로 보낸 장문의 편지는 식민지배에 억눌렸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은행을 털어 빈민들의 채권을 소각하니 인기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들의 체포에 기를 쓰던 영국은 본토의 총경(제프리 러쉬)을 파견하기에 이른다.  상영시간 108분.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