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6대 국회 정치개혁의 최대 성과로 밝힌 `지구당 폐지`가 폐지 명
문조항이 없는데다 지구당 유지시 처벌 근거까지 마련되지 않아 17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민주노동당이 `지구당 폐지 불복종`선언에 이어 헌법소원을 낸 가운데 과반수 여당인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는 지구당 유지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5일부터 선거사무소가 폐지됨에 따라 편법으로 지구당을 유지할 경우， 단속할 방침이었으나 뒤늦게 처벌규정이 없다는 사실을 파악， 대책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각 정당이 지구당을 종전처럼 유지하면서 당원 연락기
능을 하거나 조직적으로 당원을 관리하더라도 이를 제지할 방법이 없다”
며 “다만 선거운동 기구화할 경우엔 선거법상 사조직이나 유사기관으로 단속할 수 있으나 실효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당법상으로는 규제가 불가능하더라도 선거법상 기부행위 제한조항 등을 적용， 지구당 유지를 불가능하도록 할 방침이지만 해석상의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오는 17일 중앙선관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고 정당의 지구당 유지시 대책을 논의， 가이드라인을 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3월12일 개정된 정당법 제3조는 “정당은 중앙당과 시·도당으
로 구성한다”고 규정， 지구당 존립의 법적 근거를 없앴다.

그러나 지구당 폐지 위반때 처벌근거가 마련되지 않았으며 `지구당을 폐지한다`는 명문조항도 없다.

게다가 법 개정때 지구당 폐지를 전제로 선거때 각 선거구마다 후보자 선
거사무소와 별도로 정당사무소를 둘 수 있도록 해 말단 조직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도록 했다.

민주노동당은 이에 앞서 지난 6일 전국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고 지구당 폐지와 관련， 진성당원제가 정착되면 이들의 건강한 정당활동의 기반인 지구당이 필수적이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선관위 협상과 불복종운동 병행키로 한데 이어 헌법소원을 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