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진보누리에 실린 번역문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What's happening?

아틸리오 보론(Atilio Boron), 노암 춈스키(Noam Chomsky)와의 인터뷰

지네트(Znet) - 2003년 6월 14일

아틸리오 보론: 최근 미국의 이라크 정책들을 보시건대 이 전쟁 뒤에 감추어진 진짜 목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노암 춈스키: 한 가지는 아주 확실하다고 할 수 있어요. 그들이 내세우는 이유란 우리가 도저히 이유라고 받아들일 수 없는, 내부적인 모순을 안고 있는 이유라는 것입니다. 어떤 날에는 부쉬와 파월이 이라크가 무장해제를 했는가 하는 그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그 다음 날에는 이라크가 무장해제를 했는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요. 그들은 어쨌거나 그들 마음대로 일을 진행시키고 침략을 감행하려 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 다음 날은 사담과 그의 측근들이 쫓겨나가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말합니다. 그리고나서 또 그 다음 날에는, 예를 들어 아조레스에서 유엔에 최후 통보를 제출할 때, 그들은 사담과 그의 측근들이 쫓겨간다 해도 여전히 그들은 침략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했습니다. 그들은 말할 때마다 상반된 이유를 말합니다. 그들이 말하는 것들은 다 이런 것들입니다. "내가 말하는 것을 믿지 마세요."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내세우는 공식적인 이유를 믿지 못하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실질적인 이유는 하나도 모호하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오랫동안 존재해 온 이익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타이밍이 아니라 이익이 동기가 됩니다. 그리고 그 이익이란 이런 것입니다. 즉 이라크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석유 보유국이니 이라크의 석유를 통제하고 심지어는 이라크에 군사기지를 두어 그 석유를 바닥내어 버린다면 미국은 지구촌의 에너지 시스템을 현재보다 더 좌지우지하는 가장 강력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세계를 통제하는데 있어서 정말 강력한 수단입니다. 거기에서 나오는 이익들은 차치하고서라도 말입니다. 미국에게 이라크의 석유에 접근하려는 의도는 아마도 없을겁니다. 그들이 의도하는 것은 대서양 유역의 자원들을 자신을 위해 가장 안전하게 쓰는 것에 있습니다(서반구, 서부 아프리카). 하지만 석유 통제는 2차 세계대전 이래로 죽 미국 외교 정책의 우선적인 원칙이었고, 이라크는 이 점에서 특별히 중요한 곳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오랫동안 존재하고 있는 이익인 것이고, 다르게 말해서 이것은 타이밍의 문제는 아니라는 거죠.

타이밍에 관해 살펴보고 싶다면, 저는 작년 9월, 그러니까 2002년 9월에 대대적인 전쟁 프로파간다가 시작된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해요. 그 전에는 이라크를 비난하기만 했지 사람들을 전쟁의 열병에 빠뜨리려는 노력을 보이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2002년 9월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묻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 두 가지 중요한 일들이 일어났어요. 하나는 선거가 중반부를 지나는 즈음에 시작되었어요. 부쉬의 선거 매니저인 칼 로브는 대중들에게 무엇을 말해야 할지를 매우 명확하게 설명했는데, 그것은 사회, 경제의 이슈들에 초점을 두고 선거전에 돌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어요. 그 이유는 그들이 일반 대중들에게는 지극히 해롭지만 소수의 부패한 주도층에게는 유익한 그러한 정책들을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가 지적한 대로 그들이 국가 보안을 주요 이슈로 만들게 되면 사람들이 공포를 느끼게 되고 그러면 사람들이 세력권에 우루루 몰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미국 국민들이 가진 제2의 천성이기도 하구요. 이런 방식이 1980년대를 막 통과하던 시기에 공익성은 없지만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데 익숙한 선거 공약들을 줄줄이 시행하면서 그들이 국가를 운영해 온 방식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건 다만 사무실에 앉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좌파뉴딜 사회민주체제를 해체시키고 미국을 거의 완전히 수동적인 비민주 사회로 몰아가며 모든 것이 수도에 집중되는 완전한 통제 사회로 만드는 매우 퇴행적인 선거 공약을 제도화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금을 보존하려고는 하지 않고 지난 20년동안 과도한 지출로 연방의 적자를 초래시켰어요. 그들은 집권 말기가 되면 부유층들을 위해서 엄청난 양의 세금을 삭감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선거 공약들을 위해 투자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 "국고 열차의 난파"를 기다립니다. 국민 전체를 위한 선거 공약은 파기시켜 버리고는, 부유층들을 위해 엄청난 세금을 삭감시켜 주고 군을 위한 지출을 과도하게 늘리고(하이테크산업을 포함해서) 자기들에게 협조하는 세력들과 부유층들에게 유익한 공약들을 이행하려고 돈을 다 지출시켜버린 후에는 두 손을 들고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인데 돈이 없다"는 식으로 말을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일어난 일은 이런 겁니다. 정부가 9월에 언론 프로파간다를 시작한 이후로 그들은 빠른 시일 안에 대다수의 국민들로 하여금 이라크가 미국의 안보를 시급하게 위협했고 심지어 911에까지 책임이 있었다고 확신에 이르게 하는 데 성공했어요. 제가 말하고 싶은 건 거기에는 진실이 씨앗 한 톨만큼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대다수 국민들은 이런 것들을 믿고 있고 참전하는 것이 이해할 만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 신문들을 봐 보세요. 그들은 군인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복수하러 여기에 와있다. 왜냐하면 그들이 세계무역센터를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그들이 우리를 공격할 것이기 때문이다" 뭐 이런 식으로요. 그들의 이런 믿음은 미국에서만이 가지고 있는 아주 독특한 것입니다.

제 말씀은: 이런 식으로 믿는 사람들은 전 세계에 아무도 없다는 말입니다. 쿠웨이트와 이란에서도 사담 후세인을 싫어합니다만 그를 두려워하지는 않아요. 그들은 이라크가 그 지역에서 가장 약한 국가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어쨌든 정부의 언론 프로파간다는 멋지게도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갔고 많은 이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전쟁에 지원하려는 자들의 수를 불려 갔습니다. 이것이 두번째로 일어난 일이구요.

세번째로 일어난 사실이 있는데 이것은 보다 중요합니다. 9월에 정부는 국가 안보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이것은 완전히 선례가 없던 것이고 공식적인 국가 정책으로는 최초입니다. 발표된 내용은 소위 "선제공격"이라고 부르는 침략 전쟁을 수행하겠다고 하는 것으로서 언제든지 우리가 전쟁을 선택하고 힘으로 세계를 다스리겠다는 것인데, 이것은 국제법 시스템 전체를 갈가리 찢어버리는 것이고, 유엔 헌장을 끝장내 버리는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우리의 주도권에 도전하는 국가가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우리는 가장 막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어서 조금이라도 도전하려는 가능성이 보이는 국가가 있으면 간단히 부셔버릴 수 있기 때문이죠.

보론씨도 아시다시피, 이것이 전세계를 몸서리치게 만들고 있어요.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이와 같은 것들은 과거에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거라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이 그런 전략을 만든 적도 있었지만 이렇게 공식적인 국가 정책으로 공포한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저는 이와 유사한 선례를 찾기 위해서는 히틀러 시대로 되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올바른 대상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 대상은 각각의 특징들을 가지고 있어야 하구요. 첫째 대상은 전적으로 무방비 상태라야 합니다. 자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누구도 공격을 가하지 않습니다. 이라크는 그것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나라입니다. 그 지역에서 이라크는 가장 약한 국가이고, 경제 제재 조치를 통해서 황폐되었고 거의 완전히 무장해제를 당했으며, 미국은 인공위성과 상공비행과 최근에는 유투기까지 동원해서 이라크 영토를 일인치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로 최고로 약한 이라크는 첫번째 조건을 충족시키는 국가인 것이지요.

그리고 두번째 대상, 이것은 중요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론씨도 아시다시피 우리는 부룬디 공화국을 침략할 아무런 이유도 없었습니다. 다만 그 국가가 통제하고 장악하기가 좋다는 것 뿐이었지요. 그런데 이라크도 마찬가지에요. 제가 언급했듯이, 이라크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석유 산유국입니다. 이 점에서 이라크는 미국이 전세계에 "우리가 선택한 시간이면 언제나, 우리가 선택한 곳이면 어디나 쳐들어 가겠다"고 말한 이번 경고성 전쟁에 있어서 완벽한 실례가 되는 것이지요. 우리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는 우리의 목표가 힘에 의한 지배이고 도전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을 선언했어요.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다음 수순을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하는지를 보여주었어요. 우리는 다음 작전을 진행시킬 겁니다. 이러한 다양한 조건들이 함께 맞아들어가면 몇몇 원칙들을 테스트해가면서 매우 타당한 선택으로 전쟁을 일으킵니다.

아틸리오 보론: 당신의 분석에 따르면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다음은 누구냐? 왜냐하면 그들이 이라크에서 멈추려고 한다는 것을 당신이 믿지 않기 때문인데요, 그렇지 않습니까?

노암 춈스키: 아니에요. 그들은 이것을 이미 분명히 밝혔습니다. 일단 차기 대통령 선거를 위해서는 무언가 필요하다는 그 한 가지 점 때문에 그렇게 하겠다고 말이지요. 그리고 그건 계속 이어질 거구요. 첫 12년간의 집무를 통하여 이것은 해마다 이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그들이 저지르고 있는 퇴행적인 국내 정책을 제도화하기까지 계속될 것이고, 자기들이 원하는 지구촌의 시스템을 확보할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그래서 다음 선택이 뭐냐구요? 글쎄요, 다음 선택은 조건이 비슷하게 맞아들어가야 하겠지요. 공격할 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어야 하구요, 상대가 무방비할 만큼 충분히 약해야 하구요. 그리고는 선택이 있겠지요. 시리아는 가능성 있는 선택 대상입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도 기꺼이 참여할 겁니다. 이스라엘은 혼자로서는 소국입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미국 군사기지가 있기에 따라서 막대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 백개의 핵무기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제쳐두고 말입니다(아마도 생화학 무기도 있을겁니다). 그리고 공군과 육군도 더욱 증강되고 있고, 미국이 그 뒤에 떡하니 버티고 서 있습니다.

그래서 시리아가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란은 보다 가능성이 낮은데요, 왜냐하면 지배하고 통제하기에 보다 더 어려운 국가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1, 2년동안 내부적으로 서로 융합되지 않고 있는 그룹들을 분할시켜서 이란을 해체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다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이란을 해체하려는 미국의 노력들은 부분적으로는 터키 동부에 있는 기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터키 동부의 미군 기지에서 이란의 접경 위를 비행하면서 감시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이것은 또 다른 가능성입니다. 그리고 쉽게 고려되지 않는 세 번째 가능성이 있는데, 안데스 지역입니다. 안데스 지역은 많은 자원들이 묻혀 있는데 아무도 통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지역을 둘러서 미군 기지가 이미 그곳에 주둔하고 있어요. 라틴 아메리카의 통제는 물론 지극히 중요합니다. 베네주엘라, 콜롬비아, 에쿠아도르, 브라질, 볼리비아 개발과 함께 미국의 지배권이 도전받고 있고 그것이 용납되지 않음은 분명합니다. 특히나 어떤 지역은 자원 기지가 있기 때문에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것도 또다른 가능성이지요.

아틸리오 보론: 이거야 참 정말로 소름이 끼치는군요. 이제 드릴 질문은 이겁니다. 이라크의 침략과 그 여파로 오는 이런 모든 상황들이 그 지역의 정치적 안정성에 정정 불가능한 방식으로 파장을 끼친다고 생각하십니까? 남아라비아, 시리아, 이란, 심지어는 쿠르드족처럼 쉽게 깨어질만큼 연약한 정치적 구조와 더불어 미국이 여러 나라를 침략한 부작용으로는 어떤 일이 있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그리고 여전히 중동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 팔레스틴의 미래에 대한 질문도 드립니다. 어떻게 될까요?

노암 춈스키: 글쎄요, 아랍 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극도로 예상하기 힘듭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이겁니다. 그곳은 극단적인 정통주의자들과 포악한 정부가 지배하고 있는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세계에요. 우리는 대응방식이 어떠한지 알고 있어요. 즉 미국은 그 지역에 대한 대응 태도에 매우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미국의 중동 학자들로부터 그것에 관해서 아주 제대로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주 드라마틱하지요. 최근에 있었던 일들 중 하나는 매릴랜드 대학교가 모로코에서 레바논 만까지 전체 지역을 아우르는 연구를 했는데 그 연구에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 중 거의 대다수가, 정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종교적 지도자를 원한다는 사실을 발표했어요. 그리고 대략 95퍼센트의 주민들이 그 지역에 갖는 미국의 관심이 그 곳에 묻혀있는 석유를 차지하는 것과 이스라엘을 강력하게 만들고 아랍을 비천하게 만드는 것에 있음을 믿고 있다는 사실도 발표했지요. 그건 거의 만장일치로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죠. 만약 그 지역에서 어떤 국민들의 소리도 허용되지 않고 민주주의로 가는 어떤 움직임도 허용되지 않는다면, 10년 전 알제리와 같은 상황이 될 겁니다. 이것이 미국이 마지막으로 원하는 것이구요, 이렇게 되면 민주주의를 열어가는 기회들이 생길 때마다 그 즉시 저항에 부딪힐 것입니다.

세속적인 민주화의 목소리들도 반대에 부딪히게 될 겁니다. 그들이 예를 들어 미국의 결의안을 위반한 것에 대해서 자유롭게 말한다면 그들은 이라크보다 더 나쁜 기록을 가지고 있는, 그러나 미국에 의해 보호를 받고 있는 이스라엘의 예를 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미국이 기꺼워하지 않는 독립에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과거에도 그러했던 것처럼, 수년 전 라틴 아메리카에서 그랬던 것처럼, 포악하고 비민주적인 정권들을 계속 지원할 것입니다.

다른 한 편으로 이렇게 혼란에 빠진 대중 운동들에 대해서는 뭐라 예언하기가 힘듭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심지어 거기 참가한 사람들도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 수 없거나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는 것은 소름끼치는 증오와 적개심과 두려움입니다. 아마도 이런 감정들은 예전에는 볼 수 없을만큼 더 심해졌지요. 물론 아랍 세계의 핵심 이슈인 이스라엘-팔레스틴 문제에 대해서 부쉬 행정부는 어떤 입장도 취하지 않으려고 매우 조심해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한 검토는 하지 않고 오히려 몰래 몰래 그것을 침해하는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은 이스라엘 정착 프로그램에 더욱 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의미심장한 말이라곤 전혀 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가장 많이 말하고 있는 것은 우리는 '비전'을 갖고 있다라거나 그에 상응하는 의미 없는 말들입니다. 반면에 그들의 행동은 이스라엘 내부의 과격주의자들을 계속해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언론이 죠지 부쉬가 말한, 그리고 콜린 파월이 나중에 다시 반복하는 가장 의미심장한 최근의 발언들이라고 해서 보도하는 내용들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점령지역에서의 정착은 미국이 평화를 위한 조건들이 확립되었다고 판단할 때까지 계속할 수 있다는 발언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는 신화적인 '로드맵'이 나왔지요.

"의미 심장하다"고 찬사를 받았던 이 발언은 사실은 정책이 바뀐 것과 같습니다. 보다 과격한 형태로 바뀐 것이지요. 지금까지의 공식적인 입장은 더이상 정착촌을 지속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것은 미국의 위선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가운데도 계속해서 그곳으로 군인들을 보내면서 정착촌을 위한 경제적이고 외교적인 지원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식적인 입장은 그것에 반대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공식적인 입장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평화 과정'이 충분히 진행되었다고 판단할 때까지 그것을 허용한다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건 기본적으로 볼 때 애매한 태도입니다. 작년 12월에 유엔에서 부쉬 행정부는 중요한 어떤 이슈에 대해서 결정적으로 미국의 정책이 바뀌었다고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때까지, 그러니까 작년 12월까지 미국은 항상 공식적으로는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합병에 반대하는 1968년 안보리 결의안을 지지하면서 이스라엘에게 동예루살렘에서 철수하고 예루살렘을 확장시키라고 명령해 왔었습니다.

미국은 언제나 공식적으로는 그것을 반대해 왔습니다. 비록 위선을 반복했지만 말이지요. 그러나 작년 12월부로 부쉬 행정부는 그 결의안에 대한 지원으로부터 빠져나왔습니다. 이것은 아주 급격한 정책의 변화였어요. 그리고 이것이 미국에서 보도되지 않은 것 또한 의미심장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일어났습니다. 이것이 유일하게 확실한 행동이고 지금도 그렇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과거에는 격렬한 정치적 대결 국면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는 국제적인 모니터들을 그 지역에 두려는 유럽의 노력에 대해서 비토를 행사해 왔습니다. 미국은 2001년 12월 제네바 협약을 이행하는 문제를 놓고 제네바에서 회담을 가지려고 모이는 거의 모든 다른 동맹국들의 행보를 거부하고 방해하면서 그 회담을 슬그머니 무산시켰어요. 그리고서 부쉬는 샤론을 '평화의 사람'이라고 부르면서 압제 행위를 지원했습니다. 그것도 눈에 거슬릴 정도로 두드러지게 말이지요. 이것을 알게 하는 징후가 있었는데 그것은 미국이 팔레스틴인들에게 '국가'라는 아무 의미도 없는 공식적인 지위를 허락해 주면서 미국이 그 지역에 매우 가혹한 정책으로 옮아간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민주주의와 평화와 자유, 뭐 이런 것들로 치장을 하고 있어요. 그들은 엄청난 선전활동을 하고 있지만, 저는 실제로는 그것이 희망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틸리오 보론: 드릴 질문이 두 가지 더 있습니다. 하나는 유엔 시스템의 미래에 대한 것입니다. 최근에 아르헨티나에서 나온 한 사설에서 헨리 키신저는 다국가체제가 끝났고 세계는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미국의 국방력에 의해 돌아가야 하며 옛 시스템이 죽었기 때문에 이제는 단독으로 움직이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십니까?

노암 춈스키: 이 문제는 약간은 금융, 산업 전략과 관계있는 걸로 보입니다. 이것은 항상 수행되어 온 정책에 대한 보다 파렴치한 발언입니다. 유엔과 관련된 다국가체제는, 헨리 키신저가 완벽하게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이제 아득하게 멀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남부 베트남을 침략하도록 유엔이 허가했던 것이 40년 전이었던가요? 사실, 그때는 이슈가 유엔에 올라오지도 않았어요. 유엔과 모든 국가들은 미국의 베트남 전략에 대해 압도적으로 반대했었지만 그 이슈는 실제적으로는 등장하지 않았고 전혀 논의되지도 않았지요. 왜냐하면 만약 그 이슈가 논의되면 유엔은 간단히 분해된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국제 재판소가 니카라과를 공격한 미국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을 때, 지금도 그때 인물들이 집무하고 있는 레이건 행정부의 공식적인 반응은 다른 국가들이 자신들과 의견을 같이 하지 않기에 국제 재판소의 판결을 거부하고 미국 국내의 판결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그들의 권리는 니카라과를 공격하는 것이었지요. 이것보다 더 극단적인 일방주의는 없습니다. 이를 인정하는 미국의 엘리트들이 있고 박수갈채를 받지만, 그들은 재빨리 잊혀지고 맙니다. 다음 번에 미국에 여행을 가실 때 우리 학교 정치학과에서 실시한 한 여론조사를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을 발견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들은 이렇게 닦여 없어지고 맙니다. 미국이 국제 재판소의 결정을 지지하고 모든 국가에게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는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에 비토를 건 사실도 이와 같습니다. 이것은 극단으로 치닫는 일방주의입니다.

핵전쟁이 실제로 심각한 위기로 떠올랐던 미사일 위기가 있은 직후에 케네디 행정부는 쿠바에 대한 테러 행위와 경제 전쟁을 재개했는데, 명망한 정치가이자 케네디의 자문이었던 딘 애치슨은, 미국 사회에 2002년 9월 부쉬 독트린에서도 언급된, 중요한 발언을 했어요. 그가 말한 것이 무엇인가 하면, 미국의 '힘과 정세와 신망'에 대한 도전에 대응하는 것은 아무런 '법적 문제'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2002년 9월의 독트린과 차이점이 있다면 그때는 유효한 정책이었던 것이 지금은 공식적인 정책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차이점입니다. 1960년대 중반부터 유엔은 식민지 해방과 전쟁의 약탈로부터 여타 국가들을 복구시켜 왔는데, 미국은 1965년부터 보다 넓은 이슈 영역에서 유엔결의안에 비토를 걸어왔습니다. 이렇게 해서 유엔을 무능하게 만들어 왔어요. 지금은 더 철면피가 되었구요.

키신저가 했던 발언들 가운데 단 하나 옳은 말을 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이제는 우리가 수행하고 있는 정책들을 숨기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아틸리오 보론: 좋습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라크 전쟁이 미국 국민이 가지고 있는 공공의 자유에 미친 영향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우리는 도서관 사서가, 수상하거나 위험한 도서들을 대출한 사람들의 명단을 강제로 보여주어야 했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전쟁이 미국 국내 정치에 미친 진짜 영향은 무엇이었습니까?

노암 춈스키: 글쎄요,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과 이라크 전쟁이 구체적으로 연관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부쉬 행정부는, 거듭 말씀을 드리지만, 보수주의자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국가 통제주의라는 반동주의자입니다. 그들은 아주 크고 강력한 국가를 원하고, 국민들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폭력적인 국가를 원합니다. 그 배경에는 파시스트에 준하는 정신이 깔려 있어서 여러 방법으로 시민들의 권리를 침해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그들의 장기적인 목표들 가운데 하나이고 이것을 신속하게 이루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미국에는 시민권을 보호하는 강한 전통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보론씨가 말씀하신 도서관 감시와 같은 종류는 그보다 한 걸음 더 나간 것입니다. 그들은 심지어 미국 시민에게조차도 고발도 못하고 변호사나 가족들과도 접촉하지 못하게 하면서 무기한으로 그를 구류시킬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해 왔고, 또 실제로 법정에서 이렇게 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었습니다. 참 충격적이지요. 그러나 그들은 때때로 제2 애국법안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80페이지 짜리의 법무부 내부 문건이 그것인데, 누군가가 이것을 유출시켰고 언론에 공개되기까지 했습니다. 이것을 보고 법학 교수들이 분노에 차서 여기에 대한 사설들을 썼습니다. 이것은 아직까지는 계획에 불과하지만 최대한 은밀히 그것을 시행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법무장관이 미국의 이해관계에 해로운 행동을 한다고 여겨지는 사람들로부터 시민권을 박탈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는 법안이에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것은 어떤 민주 사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한계를 넘어선 법안이라는 겁니다. 뉴욕 대학교의 한 법학교수는 부쉬 행정부가 분명히 시민들이 가지고 있고 자신이 보기에 기본적으로 옳은 시민권을 박탈하려고 한다고 썼습니다. 그것은 국내 정치권 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와 사회권역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반동 국가 통제주의 정책들과 잘 맞아 들어갑니다